부산의 항일독립운동 그 중심에 여성들이 있었다

입력 : 2019-03-20 18: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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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부산에서 그간 조명받지 못했던 부산의 여성 항일독립운동을 알리는 특강이 열렸다.

20일 오전 부산 민주시민교육원 나락한알에서 나락한알과 부산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한 ‘부산 여성의 항일운동’ 특강이 열렸다. 신라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를 역임한 이송희 교수가 강연자로 나서 부산 여성들의 항일독립운동사를 소개하고, 이들에 대한 재조명을 촉구했다.

이 교수는 강연에 앞서 그간 여성의 독립운동과 관련한 연구가 주변부에 머무르며 원활히 이뤄지지 못한 점을 아쉽게 평가했다. 독립운동사에서 대부분의 여성은 어느 독립운동가의 어머니, 아내 등으로 설명돼왔다. 이제 와 연구를 하려 해도 여성에 대한 기록을 중히 여기지 않고 유품으로 태우는 등의 가부장적 문화가 여성 독립운동 연구를 가로막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교수는 부산에서도 수많은 여성이 항일독립운동에 힘써왔다고 소개했다. 부산진일신여학교 여교사와 여학생들이 부산·경남 만세운동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으며, 부산지역 여성들은 여자청년회를 꾸려 야학을 설립해 계몽 운동을 벌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항일 운동을 펼쳐왔다. 또 일제강점기시대 조선방직과 고무공장에서 일해왔던 여성 노동자들은 식민지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에 반발하며 파업을 통해 항일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 교수는 식민지 시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부산의 여성 인물로 의열단, 조선의용대에서 핵심 역할을 한 박차정 의사, 임시정부 초기 대의원을 맡은 양한나를 소개하며 강연을 끝마쳤다.

이 교수는 “남성 위주로 기록된 역사에서 이들의 업적이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부산 여성들의 항일 정신을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유리 기자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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