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더 어려운 이웃 위해" 쪽방에서 시작된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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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4.12.15. 오전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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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병든 몸으로 쪽방에 살면서도 남을 위해 살아가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의 쪽방과 지갑 속에는 사진 한 장이 있는데요.

이 사진에 담긴 가슴 따뜻한 이야기, 최재영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가파른 계단, 난방도 되지 않는 1평 남짓한 공간.

박동기 씨가 사는 쪽방입니다.

쪽방에 있는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진 속 휠체어를 탄 할아버지를 그는 '아버지'라고 불렀습니다.

[박동기/서울시 종로구 : (11년 전 추석 때 할아버지가) 국을 끓였는데 그냥 아무것도 없는 맹물이었어요. 그래서 내가 끓인 국을 드리고 앞으로 밥을 해 드리겠습니다.]

지체장애 2급이었던 할아버지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그의 손에 이끌려 할아버지는 병원으로, 공원으로,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벗이자 보호자였던 박 씨의 손을 꼭 잡은 채 지난해 1월 편안히 눈을 감았습니다.

[많이 생각나죠. 명절도 다가오고 하니까 떡국도 끓여 드려야 할 거 같고…]

다시 세상에 홀로 남겨진 그는 할아버지에게 향했던 사랑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돈 한 푼 주지도 않지만, 매일 동네와 거리를 청소하고 구세군 냄비 앞에 섭니다.

그가 울리는 종소리에 사람들의 온기가 하나둘 모입니다.

그는 기초생활 수급자입니다.

정부에서 받는 48만 원에서 월세를 내고 나면 손에 남는 건 27만 원.

당뇨병과 대장암은 10년 넘게 그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의 마음은 자신이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을 향해 있습니다.

[나보다 더 어렵게 사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 사람들도 잘살고자 하는 마음은 있는데 기회가 없으니까 그게 너무 아쉽죠.]

그는 내일도, 모레도 거리를 청소하고, 종을 흔들 겁니다.

그의 종소리가 우리에게 나눔은 무엇인지 잔잔한 울림을 남기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이승환,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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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기자 stillyo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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