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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대백과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너티 독의 도전과 성공

[ The Last of Us ]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사진출처: SCEK 공식 홈페이지>

[더 라스트 오브 어스(The Last of Us)]는 2013년 6월 14일 발매된 너티 독(Naughty Dog Interactive)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곰팡이로 인한 질병으로 문명이 무너진 이후, 남은 생존자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는 출시 후 언론과 게이머의 극찬을 받으며 2013년 최고의 게임으로 등극했다. [언차티드(Uncharted)] 시리즈로 이미 명성을 쌓은 너티독이 거머쥔 최고의 영광이었다.

마음 속에 품었던 게임 기획을 실현하다

2004년, 닐 드럭만(Neil Druckmann)은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서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 석사 과정을 밟고 있었다. 그는 아주 흥미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지도교수 중 한 명이 좀비 영화의 아버지인 조지 로메로 감독과 친분이 있었는데, 학생들이 게임 기획을 써 오면 조지 로메로 감독이 가장 흥미로운 기획을 골라 평을 해주는 프로젝트였다.

닐 드럭만은 자신이 가장 감명 깊게 보고 즐긴 작품 중 세 가지를 골라 기획을 만들었다. 게임 방식은 플레이스테이션2의 [이코(Ico, 2001)]에서, 캐릭터는 유명 그래픽노블인 [씬 시티(Sin City)]의 주인공인 ‘존 하티건’에서, 배경은 조지 로메로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Night Of The Living Dead, 1968)]에서 가져와 만들어낸 기획이었다.

그가 만들었던 게임 기획은 ‘한 형사가, 사람의 살을 뜯어먹는 괴물이 우글거리는 세계에서 어린 여자아이를 지켜낸다’는 컨셉이었다. 이 형사는 심장에 문제가 있어 때때로 자신이 지켜주어야 할 여자아이에게서 도움을 받는다는 설정도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로메로는 결국 드럭만의 기획이 아닌, 다른 기획을 선택했고 그는 자신이 만든 게임 기획을 마음 한 켠에 묻어두어야 했다.

닐 드럭만 <사진출처: (cc) Gage Skidmore at flickr.com>

얼마 지나지 않아 닐 드럭만은 너티 독에 프로그래밍 인턴 자리를 얻었다. 그는 너티 독의 [잭 앤 덱스터(Jak and Daxter)] 시리즈 개발 및 [언차티드] 개발에 참여하며 점점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드럭만은 프로그래밍 인턴으로 시작했지만, 게임 기획과 스토리에도 충분한 재능을 드러내며 인정받기 시작했다.

2009년 가을, [언차티드 2: 황금도와 사라진 함대(Uncharted 2: Among Thieves)]의 출시 직후 너티 독은 새로운 개발 체제를 꾸리기로 결정했다. 이전까지는 한 번에 한 게임만 개발했었지만, 이제는 개발팀을 나누어 동시에 두 게임을 개발해 보기로 했다. 너티 독의 공동 창업자인 에반 웰스(Evan Wells)는 드럭만의 재능을 인정하고 그를 새로운 프로젝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지명했다.

새로운 프로젝트는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잭 앤 덱스터]를 리부트하려 했었지만, 그것보다는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드럭만은 몇 년 전 대학원에서 했던 기획을 꺼내왔고, 디렉터인 브루스 스트랠리(Bruce Straley)도 이 기획에 찬성했다. 게임 제작자가 되기 이전부터 마음 속에 품고 있었던 아이디어를 실현할 기회가 온 것이다. 경영진도 이 기획을 승인했다. 너티 독의 ‘비밀병기’가 서서히 준비되고 있었다.

순탄치 않았던 ‘더 라스트 오브 어스’ 개발

“다큐멘터리를 보고 동충하초가 인간에게 옮겨 붙는다면 어떨까, 어떻게 사람의 몸을 잠식하고 감염을 확산시킬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닐 드럭만

닐 드럭만은 평범한 좀비 게임을 만들 생각이 없었다. 뭔가 색다른 요소가 필요했다. 드럭만과 스트랠리는 영화 <칠드런 오브 맨(Children of Men, 2006)>이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 2007)>을 보며 큰 영감을 얻었지만 결정적인 무언가가 부족했다.

그러던 와중, 드럭만은 우연히 BBC의 다큐멘터리인 ‘플래닛 어스(Planet Earth)’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 바로 ‘동충하초’였다. ‘동충하초’는 겨울에는 곤충의 몸에 잠복해 있다가 여름이 되면 버섯이 된다. 드럭만은 이것에 착안해 인간을 숙주로 자라는 균류를 컨셉으로 삼게 되었다.

드럭만은 ‘동충하초’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모티브를 삼았다.

하지만 컨셉을 잡는 것과, 그것을 그래픽으로 구현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에일리언이나 유사 인간처럼 보이는 끔찍한 기형물은 너무 평범했다. 좀비 비슷하게 생긴 디자인도 마찬가지였다. 뭔가 균류에 감염된 독특한 디자인이 필요했기에 많은 디자인이 그려지고 폐기되었다. 그러던 중 한 팀원이 인체에 균류가 감염되어 일어나는 질병의 이미지를 가져왔고, 이것이 게임 내 감염자의 모티브가 되었다.

초기 스토리 방향도 문제가 되었다. 드럭만과 스트랠리는 [맨카인드(Mankind)]라는 가제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다. 드럭만이 대학원 시절 썼던 게임 기획의 컨셉을 그대로 가져와 남성 주인공이 어린 여자아이를 감염자로부터 보호하는 것 까지는 좋았다. 비교적 식상한 구도이지만 납득할 만한 설정이긴 하니까.

그러나 세부 설정이 문제였다. 이 ‘감염’이 여자에게만 일어나는 것이었고, 엘리는 ‘유일하게’ 면역을 가진 여자아이라는 설정이었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흉측한 감염자가 하나같이 ‘여성’ 밖에 없고, 그걸 쏴 죽여야 한다는 설정은 여성혐오 논쟁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충분했다. 너티 독 내부에서도 여성 직원들이 ‘정말 그런 설정으로 괜찮은가?’라며 우려를 표할 정도였으니, 이걸 게임으로 내놓는다면 얼마나 큰 항의가 들어올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이 스토리는 곧 폐기되었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에 나오는 감염자. 끔찍한 외모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 playstation.com>

결국 2010년이 되자 [더 라스트 오브 어스]라는 새 프로젝트 명과 함께 스토리도, 설정도 크게 바뀌었다. 지금 우리가 아는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윤곽이 서서히 잡혀가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엔딩이 시원치 않았다. 본래 드럭만이 생각했던 [라스트 오브 어스]의 엔딩은 어딘가에 묶여 고문 받던 조엘을, 엘리가 다른 사람을 죽여서 구출하는 것으로 끝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걸로는 뭔가 부족했다. 드럭만은 고심 끝에 엔딩도 완전히 갈아 엎었다.

다른 회사 같았으면 이런 연속된 삽질(?)에 가만 있지 않았겠지만, 너티 독은 시행착오에 관대한 회사였다. 너티 독에게는 “초반에 실패를 할 만큼 하면, 그 실패가 더 나은 결과를 낳는다.”라는 철학이 있었고 이것은 결국 [더 라스트 오브 어스]를 만든 최고의 원동력이 되었다.

최고의 게임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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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playstation.com>

<사진출처: playstation.com>

초반의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 [더 라스트 오브 어스] 개발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 남은 것은 개발에 전력투구하는 일이었다. ‘동충하초’에서 모티브를 얻은 감염자의 기괴한 모습과 문명이 붕괴된 도시의 모습, 삶에 찌든 생존자의 모습 등 많은 부분이 속속 갖춰지기 시작했다.

앞서 설명한 감염자의 모습 외에 개발진이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바로 문명이 붕괴한 이후 도시의 모습이었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개발팀은 앨런 와이즈먼의 <인간 없는 세상(원졔: THE WORLD WITHOUT US, 2007)>을 참고해 붕괴한 도시를 그려냈다.

그 결과 탄생한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풍경은 문명이 붕괴된 섬뜩한 모습과 함께 나무, 이끼, 녹조류로 뒤덮인 풍성한 자연의 모습이 뒤섞인 모습이 되었다. 인류가 전염병으로 몰락하고 20년동안 아무도 돌보지 않은 도시의 모습을 상상해 게임 속에 그대로 담아냈다.

방치된 도시 <사진출처: playstation.com>

이 과정에서도 너티 독 특유의 자유로운 개발문화가 힘을 발휘했다. 업무를 공유하고 있는 개발진끼리 즉석 토론을 해 수정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서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처음에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그 때 그 때 추가했다. 그림에 배치된 낙엽의 위치나, 세세한 디테일을 서로 지적하면서 더 풍성한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것이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는 기술적으로도 기존 엔진과는 다른 새로운 엔진을 필요로 했다. 기본적으로 ‘엘리’라는 보호해야 할 대상을 데리고 다니는 방식의 게임인 만큼, 인공지능(AI)에도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 개발진은 엘리가 단순히 플레이어 캐릭터를 따라다니는 짐이 아니라, 따라다니되 아이템을 주워 주인공에게 건네주거나 지원사격을 하는 ‘딸’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인공지능을 짰다.

적의 인공지능도 좀 더 ‘현실적’으로 설계했다. 주인공이 들고 다니는 손전등이나 소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달려드는 적을 설정했다. 감염자 외에 적으로 등장하는 다른 생존자들은 공격 당하면 아군을 부르거나, 주인공이 든 무기에 따라 다른 행동을 보이는 등 다양한 행동 패턴을 설계했다.

그래픽에 대한 너티 독의 집념은 대단했다. 풍성한 광원효과와 얼굴의 표정까지 모션 캡쳐를 통해 재현했으며, 캐릭터 움직임 등의 그래픽 구현에 있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붕괴된 도시의 모습도 뛰어난 그래픽으로 재현되었다. 버려진 차량의 녹슨 질감, 거리에 뒹구는 나뭇잎 하나까지 모두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주제를 살리기 위해 토론에 토론을 거듭하며 수정되었다.

그러나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제작진, 특히 닐 드럭만이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스토리였다. 앞서 설명한 모든 부분이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스토리를 위해 배치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심지어 광원효과까지도 [더 라스트 오브 어스]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위해 수정을 거듭했다. 문명이 붕괴되고 감염자가 날뛰는 붕괴된 도시와 푸른 나무는 의도적으로 대비되도록 배치되었다.

충실한 이야기로 게이머를 휘어잡은 게임

“더 라스트 오브 어스는 명작이며 PS3 최고의 독점작이다.” – IGN 리뷰 중

오랜 개발 기간을 거쳐 2013년 6월 [더 라스트 오브 어스]가 등장했다. 출시와 함께 [더 라스트 오브 어스]는 화제가 되었다. 전 세계 게이머가 너 나 할 것 없이 [더 라스트 오브 어스]를 구입했다. 영국에서는 발매 48시간만에 3백만파운드(5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북미에서는 일주일 만에 130만장을, 3주간 340만장을 판매하며 2013년 가장 빨리 팔린 PS3 게임의 영광을 안았다. 이후 약 1년동안 [더 라스트 오브 어스]는 리마스터판을 합해 전 세계 8백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플레이스테이션 독점 타이틀임을 감안한다면, [더 라스트 오브 어스]는 말 그대로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한 것이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등장 덕분에 황혼기에 접어든 플레이스테이션3의 판매량이 다시 급증할 정도였으니 이 게임의 위력을 잘 알 수 있다.

<사진출처: playstation.com>

[더 라스트 오브 어스]는 판매량뿐 아니라 2013년 최고의 게임으로 평가 받았다. IGN, 유로게이머, 조이스틱 등 유수의 게임 언론이 [더 라스트 오브 어스]에 만점을 주었다. 2013년 ‘올해의 게임’으로도 가장 많이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으며, 게임 언론 및 단체에서 240개 이상의 상을 받으며 가장 많이 상을 받은 게임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처럼 엄청난 인기를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게이머와 언론이 가장 극찬한 부분은 역시 스토리였다. 이전부터 너티 독이 내놓는 게임이 ‘영화 같은 게임’으로 유명했지만 닐 드럭만이 심혈을 기울여 집필한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스토리는 흡입력이 대단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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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playstation.com>

더 라스트 오브 어스를 관통하는 이야기는 이 둘의 관계다 <사진출처: playstation.com>

닐 드럭만은 인터뷰를 통해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에서 중요시 여겨지는 부분인 정부의 음모론이나 바이러스의 상세한 특징 같은 건 일부러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는 조엘과 엘리라는 두 인물간의 ‘관계’의 이야기에 큰 비중을 두었다. 이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너티 독은 스토리, 그래픽, 사운드 등 모든 요소에 총력을 기울였고 멋지게 성공을 거둔 것이다.

긴 여정의 끝

<사진출처: playstation.com>

“알겠어요.” – 엘리,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엔딩에서

[더 라스트 오브 어스]는 모든 것이 붕괴해 버린 세상에서, 시니컬 한 아저씨 조엘이 사나운 꼬맹이 엘리와 함께 어떤 목적을 위해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플롯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이머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스토리로 극찬을 받았다.

너티 독은 [언차티드] 시리즈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더 라스트 오브 어스]를 통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언차티드] 시리즈가 시네마틱 연출을 결합한 액션 어드벤처임을 강조했다면, [더 라스트 오브 어스]는 강력한 스토리텔링을 위해 모든 것을 집약한 ‘체험하는 영화’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조엘이 위기의 순간을 맞을 때마다 게이머가 멍하니 지켜보는 것이 아닌 패드의 버튼이라도 난타하게 만들어 다시 스토리 안으로 끌어들이는 모습이 그렇다. 영화와는 다르게, 게이머는 조엘과 엘리의 여정을 따라가며 멍하니 지켜볼 수 만은 없다. 게이머 역시 위기의 순간마다 가슴을 졸이는 ‘당사자’로 만들어 버린다.

그렇게 정신 없이 달리다 보면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치열한 여정은 끝이 난다. 엔딩의 해석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결국 조엘과 엘리는 안식처를 찾는다. 이들과 함께 정신 없이 달려온 게이머도 엔딩과 함께 안식처를 찾는다. 엘리가 마지막에 “알겠어요.”라고 대답하는 것을 듣고 해방감 내지는 안도의 한숨을 쉰 게이머가 나뿐인 것은 아닐 것이다.

<사진출처: playstation.com>

출처

· 위키피디아, The Last of Us
· 네이버캐스트, 언차티드
· Creative Screen Writing, The Last of Us, Games as Written
· Gamespot, Naughty Dog reveals how axed Jack and Daxter reboot led to The Last of Us
· The Verge, The power of failure: making 'The Last of Us'

발행일

발행일 : 2015. 06. 15.

출처

제공처 정보

  • 김경래 게임어바웃 기자

    초등학교 시절 구입한 14400bps 모뎀이 달린 386PC와 PC통신 ‘천리안’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비롯해 [심시티2000]과 [적색경보] 등 다양한 게임을 즐겼으며, 폭넓고 다양한 게임의 역사와 문화적 의의 발견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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