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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 방역, 수도권에 복병 많다

입력 : 
2020-04-07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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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진자 추세가 심상치 않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47명 늘어 전체 확진자가 1만284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가 50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46일 만이다. 문제는 이들 중 절반가량인 20명이 수도권(서울 11명, 경기 8명, 인천 1명)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지역별 누적 확진자도 대구·경북을 제외하고 수도권이 1200명을 넘어 압도적으로 많다. 수도권이 '3차 대유행'의 뇌관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정세균 총리가 6일 "수도권에서 감염이 대규모로 퍼지면 서구가 겪는 위기가 우리에게 닥쳐올 수 있다"고 한 것도 이런 우려에서다.

수도권 감염이 끊이질 않는 것은 해외 유입 확진자의 상당수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데다 교회 병원 요양원 등 종교·집단시설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역 내 잠복 감염자인 '복병'이 많다는 얘기다. 특히 의정부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인천의료원 등 수도권 의료기관의 돌발적인 감염은 다른 환자와 보호자는 물론 지역사회의 대규모 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속한 방역과 차단이 절실하다. 해외 입국자나 감염자 일부가 자가격리의 허점을 노려 무단 외출하는 사례도 철저히 막아야 한다. 수도권 확진자가 하루 30명 안팎에서 100명대로 늘면 감염자가 '세포분열'하듯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경고다. 수도권 방역망이 뚫리면 2500만명 시민의 생명이 위협받고, 지방에 의료진과 장비도 보낼 수 없어 국가적 재앙에 휩싸일 수 있다.

수도권 감염 확산을 막으려면 이달 19일까지 연장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개인 위생 수칙을 꼭 지켜야 한다. 확진자 수가 최근 닷새 연속 100명 이하를 기록하고 하루 50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에 협조한 덕분이다. 하지만 지난 주말처럼 클럽과 주점, 공원과 관광지 등에 인파가 넘쳐나고 자가격리 이탈자가 속출하면 감염 쓰나미를 막을 수 없다. 국민들의 피로감과 답답함이 크겠지만 좀 더 인내심과 자제력을 발휘해 방역 고삐를 조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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