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안전진단 무사통과? '조립식공법' 아파트 찾아라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8.03.02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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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공법 아파트, 구조안전 취약하다고 알려져…송파구 올림픽 선수촌 등 관심↑

재건축 안전진단 무사통과? '조립식공법' 아파트 찾아라


재건축 안전진단이 강화되면서 20~30년 전 조립식 공법으로 지어진 아파트에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구조안전성이 취약하다고 알려져 안전진단에서 재건축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공법으로 건설된 아파트 문의가 이어진다.
 
PC공법이란 철근 기둥, 보, 슬래브, 벽 등 아파트 구조물을 공장에서 미리 만들고 현장에선 조립만 하는 방식이다. 통상적으로 쓰이는 철근콘크리트구조 건설방식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시공기간도 짧다.
 
1980~90년대 정부가 주택 200만가구 건설정책을 추진하면서 수도권 일부 단지에 이 공법이 적용됐다. 하지만 당시 시공기술력으로는 조립과정이 완벽하지 못해 PC공법으로 지어진 대다수 아파트에 누수, 균열 등 하자가 발생해 최근에는 사용되지 않는다.
 
PC공법으로 지어진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8단지’는 심각한 노후화로 일찍 재건축이 추진됐다. 1988년 준공돼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우지 못했지만 2000년대 초반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이주 후 현재 철거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되면서 PC공법으로 부실하게 지어진 아파트 단지들이 주목받는 촌극이 연출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20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에서 구조안전성 비중을 기존 20%에서 50%로 높였고 주거환경은 40%에서 15%로 낮췄다. 무너지기 직전까지는 사실상 재건축이 불가능하게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PC공법 아파트 중 가장 관심이 높은 곳은 서울 송파구 소재 ‘올림픽선수기자촌’이다. 5540가구 대규모 단지로 1988년에 지어져 올해 재건축 연한을 채웠다. 건축물대장에는 철근콘크리트구조로 표기됐지만 이곳에 오래 거주한 주민이나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대부분 PC공법으로 지어진 아파트로 알고 있다.
 
올림픽선수기자촌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정확한 것은 당시 설계도면을 확인해봐야 하지만 오래된 자료라 찾기 어렵다”며 “공사 당시 일부 저층 동과 외벽 시공에 PC공법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중계주공6·7·8단지는 건축물대장에 PC구조 건물로 기재됐다. 분당에선 시범단지 우성과 한양, 양지마을 한양의 일부 동이 PC공법으로 지어졌다.
 
건축행정시스템 ‘세움터’ 통계에 따르면 2015년 6월 기준 서울에서 PC공법으로 지어진 아파트는 전체 11만4711개동 중 79개동으로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재건축 추진이 빠를 것이란 기대감에 희소성까지 더해지면서 PC공법 아파트를 찾는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PC공법이라고 무조건 구조안전성이 떨어진다고 보지 않는다. 시공을 어떻게 했느냐 문제지 공법 자체만으로 안전진단의 유불리를 판단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안전진단업계 관계자는 “과거 PC공법이 처음 우리나라에 도입됐을 때는 조립기술력이 부족해 다소 부실하게 시공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는 누수와 같은 일반 하자 문제여서 구조안전에 문제가 있는지는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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