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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불편한 한국, 리쇼어링 고려하는 기업은 3%뿐

입력 : 
2020-06-02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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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이 타격을 받고 있지만 리쇼어링(reshoring·해외공장의 국내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은 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 상위 기업 1000곳을 조사한 결과로 정부가 리쇼어링을 국난 극복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지만 기업들에 한국은 여전히 불편한 나라라는 얘기다.

리쇼어링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내수를 활성화하고 실업대란을 해소할 수 있는 최적의 카드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막연한 기대만으로는 기업들이 움직이지는 않는다. 해외로 공장을 옮긴 기업들을 돌아오게 하려면 확실한 '당근'이 필요하다. 미국·독일 등은 세금 인하, 규제 완화 등 파격적인 지원책을 쏟아붓고 있다. 한국도 리쇼어링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지만 노동·환경 규제 등 걸림돌도 여전하다. 특히 리쇼어링의 최대 걸림돌은 높은 노동비용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0~2018년 주요 10개국 제조업의 단위노동비용은 0.8% 감소한 반면 한국은 연평균 2.5% 증가했다. 노동비용이 이처럼 가파르게 상승해서야 높은 인건비 때문에 해외로 떠난 기업들이 한국에 굳이 돌아오겠는가.

정부가 1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리쇼어링에 대한 세제·입지·보조금 지원을 확대한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리쇼어링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꼽혔던 수도권 규제 완화는 담기지 않았다. 기존에 수도권으로 복귀한 기업에 배제됐던 입지·시설 이전 보조금은 첨단산업에 한해 지급하기로 했지만, 수도권 공장총량제는 건드리지 않았다. 유턴기업이 자리 잡기 원하는 곳은 수도권인데 찔끔 규제 완화로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다. 노동 비용 인상 자제·규제 혁파 등 과감한 촉진책이 나오지 않으면 해외로 나간 기업들을 불러들이겠다는 선언은 공허한 말잔치로 끝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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