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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디지털화폐 선점하려는 中, 우리도 변화의 흐름 놓치지 말아야

입력 : 
2020-02-17 0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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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와 관련해 국제 특허 84개를 출원했다고 한다. 블록체인 회사들의 단체인 미국 디지털상공회의소가 조사한 결과라는데 CBDC가 몰고올 변화와 혁신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의 일종이지만 중앙은행이 발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14년부터 '위안화 디지털화'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인민은행이 출원한 특허들은 디지털 화폐를 기존의 은행 결제·계좌 시스템에 통합시키는 기술들을 담고 있다. CBDC 발행을 통해 중국 정부는 민간회사의 자동결제 시스템 독점을 막고 디지털 화폐 총량을 적절하게 관리해 나가려 하고 있다. 화폐제조와 유통비용을 절감하면서 민간사업자의 전산오류에 대비하는 포석이라는 설명도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안화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도 있다.

CBDC가 과연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많다. 전자결제가 이미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태에서 CBDC가 굳이 필요하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과 함께 한국은행도 그런 시각을 갖고 있다. 또 기타 고피나트 IMF 수석경제학자는 "달러화는 미국의 제도, 법률의 뒷받침을 받고 있다"며 "기술 발달로 디지털 화폐가 관심을 끈다 하더라도 글로벌 기축통화는 될 수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각국 중앙은행 중 80%가 이미 CBDC 연구에 착수한 것은 예측하기 힘든 잠재력과 파장 때문이다. 올해 1월에는 국제결제은행(BIS)이 유럽연합, 영국, 일본, 캐나다, 스웨덴, 스위스 등의 6개 중앙은행과 CBDC 연구그룹을 조직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결제 수단이나 기술이 법적·제도적 변화를 유발하며 통화 안정에도 새로운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달 4일 비로소 디지털화폐연구팀을 발족했는데 이 기술·제도적 변화흐름에서 뒤지지 않도록 이제부터라도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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