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열리는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은 대내외에 새 시대를 선언하고 축하받는 행사다. 지난 5월 1일 아키히토 전 일왕이 생전 퇴위한 다음날 즉위했으나, 이와 별도로 외국 사절과 각계 대표 앞에서 선포 의식을 갖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나루히토 일왕 시대의 새 연호를 '레이와(令和)'로 정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내세웠는데 아베 신조 정권의 보수적 색채를 강조하는 데 활용된다는 비판도 있다. 국제사회의 시선은 나루히토 일왕 즉위보다 현행 평화헌법에 대한 개헌을 목표로 삼고 있는 아베 총리의 우경화에 더 쏠리고 있다. 아사히신문 조사에서 개헌 찬성이 28%에 그칠 정도로 일반 여론은 차갑지만 아베 총리는 행보를 노골화한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빌미로 삼았지만 한국에 무역보복 카드를 꺼낸 것은 개헌을 향한 지지세력 결집을 위해서였다. 한일이 미래를 함께 준비하는 우호 협력 관계를 다지기는커녕 국교 정상화 이래 최악을 운운하는 갈등 상태까지 가버렸다. 이번 즉위식에 참석하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아베 총리와 만나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에 더 관심을 쏟는 지경이다.
일본은 새 왕 즉위에 맞춰 명실상부한 새로운 시대로 진입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 듯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국주의 침략과 식민지배 등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반성에서 출발해야 한다. 주변국과의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도 과거사 정리와 피해 당사자들의 포용 위에 굳건해질 수 있다. 이는 경제대국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그에 걸맞은 위상을 확보하고 대접을 받는 문제로도 연결된다. 레이와 시대 일본이 과거사를 직시하면서 진정한 평화와 공존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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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레이와시대 일본, 어떤 길을 갈 것인가
- 입력 :
- 2019-10-22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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