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햇 "닷넷 커뮤니티 성공 돕겠다"

닷넷재단 기술운영그룹 멤버로 합류

컴퓨팅입력 :2016/04/04 16:18    수정: 2016/04/04 16:26

레드햇이 닷넷 개발자 커뮤니티와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성공을 돕겠다고 공언했다. 2년전 출범한 닷넷재단의 기술운영그룹(TSG) 멤버로 합류하면서다.

닷넷재단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재작년 개발자컨퍼런스 '빌드2014' 현장에서 출범시킨 오픈소스 재단이다. 닷넷재단은 오픈소스 라이선스의 하나인 아파치2.0 라이선스로 소프트웨어(SW)를 제공한다. MS는 닷넷재단을 통해 닷넷 플랫폼의 개발 프로세스를 개방하고, 이사회 멤버뿐아니라 개인 개발자를 포함한 커뮤니티로부터 닷넷에 대한 코드 기여를 받아 닷넷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MS는 개발자 커뮤니티 사이에 광범위하게 뿌리내렸던 '폐쇄적인 독점 소프트웨어 회사'라는 이미지를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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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약 2년뒤인 3월말 닷넷재단은 닷넷플랫폼의 발전을 위한 기술적 의사결정 절차를 개방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TSG라는 조직을 신설하고, 그 멤버로 유명한 글로벌 오픈소스 전문회사 레드햇(Redhat), 개발툴 전문회사 젯브레인스(Jetbrains), 게임 엔진 전문회사 유니티(Unity), 3곳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 파트너들이 TSG 활동을 통해 닷넷 구성요소를 만들기 위한 기술적 의사결정을 개방적으로 유지하고 혁신적인 플랫폼 개발을 도울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조링크: .NET Foundation - Technical Steering Group]

인상적인 지점은 오픈소스 전문회사 레드햇의 합류다. 닷넷재단 측은 레드햇이 레드햇엔터프라이즈리눅스(RHEL)를 통해 리눅스 기반의 닷넷 워크로드를 운영하는 기업 환경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 암시했다.

지난 1일 방한한 레드햇 아태지역 총괄 임원은 이와 관련된 질문에 답하며 그 의미를 한층 구체화했다. 디르크 피터 반 리우벤 레드햇 아태지역 총괄매니저 겸 수석부사장(SVP)은 레드햇의 TSG 멤버로 닷넷재단에 합류한 자사 역할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Dirk-Peter van Leeuwen 레드햇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사장

"어떤 (오픈소스)재단이든, 거기에 레드햇이 참여하고 있다면 그 개발 프로세스에 오픈소스 모델을 적용해 기여한다는 측면으로 볼 수 있다. 레드햇은 개발자 커뮤니티와 오래 협업하면서 뛰어난 경험을 축적했다. 커뮤니티는 오픈소스를 실현한 주 동력이다. 커뮤니티 없이는 오픈소스가 성립할 수 없다. 기업들이 자신들의 기술을 오픈소스라 표방해도 커뮤니티가 적극 참여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개발자를 대상으로 기술을 잘 홍보하고, 기술과 커뮤니티를 잘 연결해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성공을 더 잘 보장하는 게 레드햇의 강점이다."

레드햇의 닷넷재단 합류에 대해 기술적인 의미를 찾아 보자면, RHEL같은 기업용 리눅스 배포판에서 닷넷과 연결되는 여러 MS 기술 및 플랫폼이 한층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으리란 기대를 강화하는 측면이 있다. 반 리우벤 부사장의 설명이 이어진다.

"리눅스용 닷넷 런타임을 통해, 리눅스 플랫폼으로 닷넷SW를 자유롭게 이식할 수 있게 됐다. 기억할지 모르겠는데, 과거 닷넷SW를 리눅스 환경에서 쓸 수 있게 연결하는 유일한 수단으로 '모노'라는 프로젝트가 있었다. 모노를 통한 닷넷SW 이식도 어느 정도 수준을 보장하긴 했지만, 완벽하게 매끄러운 솔루션이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MS가 (닷넷 오픈소스화 및 재단 설립이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채택함으로써, 우리 고객들이 리눅스 기반으로 닷넷을 더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개방의 가치를 닷넷 플랫폼에도 확대하려는 MS와의 협력이 레드햇의 비즈니스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 기대한다는 뉘앙스다. 이는 글로벌 오픈소스SW 시장이나 개발자 커뮤니티를 상대로 한 사업 전략 면에서 MS와의 경쟁을 염두에 둬야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일축하는 메시지다.

"(MS와) 경쟁이 더 심해지지 않겠느냐고? 정반대라고 생각한다. 시장에서 우리 점유율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고객사들이 MS애저(퍼블릭클라우드)에서 레드햇 리눅스를 쓰고, SQL서버(데이터베이스)를 리눅스로 이식할 수 있고, 닷넷 역시 리눅스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기업 시장에서 RHEL를 채택하는 기업들이 늘면) 더 많은 시장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다. 이는 MS가 SW에 대한 접근성과 개방성을 높여 달라는 고객들의 요구에 따른 결과라 본다."

사실 오픈소스SW 시장의 확산과 성장은 글로벌 업계에서 이변이라 보기 어렵다. 레드햇은 지난 4분기까지 56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고 최근 밝혔다. 회사측은 2016 회계연도(2015년3월~2016년2월) 매출이 전년대비 21% 증가한 20억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오픈소스 전문회사 가운데 최초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에서는 기업 사용자들이 무료 커뮤니티 버전인 페도라리눅스를 쓴다거나, 유료 기술지원서비스 계약을 요하는 RHEL를 쓰면서 무료 기술지원을 기대한다거나 하는 문화가 잔존한다. 글로벌 시장 흐름에 비해 오픈소스SW 사용을 여전히 공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성장 측면에서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되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반 리우벤 부사장은 이런 의심마저 부정한다.

"서비스수준협약(SLA)이 까다로운 엔터프라이즈를 위해 서브스크립션을 포함한 RHEL를 제공하고, 비용을 지불할 여건이 안 되는 사용자들에게 페도라리눅스(커뮤니티 배포판)를 제공하기로 한 것은 전략적으로 의도한 것이며, 그 결과도 만족스럽다. 한국 매출 등 숫자를 직접 제시할 수는 없지만, 한국레드햇의 인력 규모는 최근 2년간 2배나 늘었다. 이는 레드햇 비즈니스가 한국 시장에서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를 방증한다. 지난 몇년간 한국 시장에서의 성과는 놀라운 수준이며 굉장히 행복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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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레드햇은 사업전략 간담회를 통해 올해 남은 기간, 즉 2017년 회계연도에 주력할 분야로 하이브리드클라우드, 오픈스택, 컨테이너 기술과 솔루션을 꼽았다.

특히 컨테이너는 IT 개발 프로세스와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 배포, 인프라 전반에 걸친 변화로 중요해진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배포의 간소화를 돕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어, 레드햇은 자사 제품 '오픈시프트'에 컨테이너 기술의 하나인 '도커'를 탑재하고 구글과 손잡고 개발 중인 컨테이너 관리시스템 '쿠버네티스(Kubernetes)' 엔진도 통합해 제공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