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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동 유연성 높여 일자리 늘린 마크롱의 개혁을 보라

입력 : 
2019-09-02 0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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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유연성을 높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노동개혁이 프랑스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5월 나란히 취임했고 정반대로 보이는 경제 정책을 펼쳐왔다. 2년여가 흐른 지금 프랑스에서는 실업률이 낮아지고 경제성장률은 높아지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그와 달리 한국에선 실업률·경제성장률이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으니 마크롱의 개혁에 더 주목하게 된다.

'일자리 대통령'을 자처한 마크롱은 39세에 취임한 직후 "2년 안에 개혁의 효과를 보여주겠다"고 장담하며 노동시장 유연화에 초점을 맞춘 개혁에 착수했다. 산별 노조가 아닌 기업별 노조와 노동조건을 협상하고, 해고 조건을 완화하고 근로자 복지를 간소화했다. 지나치게 까다로운 해고 요건을 완화하자 고용으로 인한 부담이 줄어든 기업들은 신규 투자와 인력 채용을 늘리며 호응했다. 프랑스 실업률은 마크롱 대통령 취임 당시 9.7%였으나 올 들어서는 8.5%로 10년 만에 최저치로 낮아졌다. 정규직 일자리 비율도 올해 2분기에는 54.7%로 15년 만에 최고치로 높아졌다. 일자리의 질도 개선된 것이다. 청년 실업률도 마크롱 대통령 취임 직후에는 23%를 웃돌았으나 올해 초에는 18%대까지 떨어졌다. 프랑스의 올해 경제성장률도 1.3%로 독일(0.5%)과 이탈리아(0.1%)를 압도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앞으로 마크롱 대통령은 노동시간을 늘리고 고소득 계층의 실업급여를 줄이는 2차 노동개혁도 추진할 것이라고 한다.

문재인정부는 마크롱 개혁과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며 노동 유연성을 낮추고 노동시간은 줄이고 있다. 이와 같은 소득주도성장 정책 결과 2년 동안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갈수록 낮아지고 문 대통령 취임 직후 3.4%였던 실업률도 최근에는 3.9%로 높아졌다. 실업자 수는 113만명으로 20년 만에 최고치로 늘어났다. 경제 정책은 취지나 의도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그 결과가 나쁘다면 소용이 없다. 마크롱 개혁을 참고 삼아 한국의 노동정책도 전면적으로 수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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