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노예' 못막은 신의파출소…"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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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4.02.12. 오후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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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 종사자 인권 유린 조사 (신안=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지난 10일 오후 전남 신안군 증도면 한 염전에서 경찰이 한 종사자에게 인권 유린 실태 등을 캐묻고 있다.

또 드러난 노동착취에, "'노예의 섬' 매도만은…"

(신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전남 신안군 신의도에서 발생한 이른바 염전 노예사건의 불똥이 경찰로 튀었다.

피해자가 파출소의 도움 없이 집에 편지를 보내 구출되면서 현지 경찰이 악덕 업주와 한통속 아니었느냐는 의혹까지 받게 됐다.

신의파출소는 지난 2010년 전남지방경찰청으로부터 '베스트 낙도 파출소'로 선정됐다. 이제는 당시 '베스트 파출소' 현판 사진과 함께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들의 조롱거리 소재가 되고 있다.

2010년은 이번에 구출된 2명 가운데 1명이 염전에서 일하고 있을 때였다.

더욱이 신안은 과거에도 비슷한 사건으로 뉴스나 방송 프로그램 등에 등장한 적이 있어 더 큰 공분을 사고 있다.

'여론 융단폭격'을 맞은 신의파출소 경찰관들은 노동 착취를 감시하지 못한 데 사과했다. 이 파출소에서는 경찰관 4명이 2명씩 교대로 근무한다.

신의파출소의 한 경찰관은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이런 일을 파악하지 못해 할 말이 없다"며 "재발하지 않도록 지역 구석구석을 더 살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전체가 '노예의 섬'으로 매도되는 현실에는 안타까워했다.

이 경찰관은 "파출소 관할 지역에서만 초등학생이 100여명 있다"며 "일부의 주장대로라면 부모들이 이곳에서 아이들을 교육시키겠느냐"고 반문했다.

염전 업주랑 밥 한 끼 먹어본 적 없는데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댓글을 보면 자녀 볼 낯이 없다고 호소하는 경찰관도 있었다.

전남 경찰의 한 관계자는 "임금 미지급 등 장애인 노동착취만으로도 분명히 심각한 일이고 이를 방지하지 못한 잘못도 크다"며 "다만 본질에서 벗어나 이 사건이 지역 비하의 소재로 활용되거나 성실히 영업하는 염전 업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염전 관할 경찰이 노동착취를 묵인했는지 조사하려고 6명으로 구성된 감찰팀을 목포경찰서를 비롯해 전남지방경찰청에 보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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