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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프라 투자에 2조달러 쏟아부어 경기 살리려는 트럼프

입력 : 
2020-04-02 00: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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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경기회복 대책 일환으로 인프라스트럭처 재건을 언급하며 2조달러 예산 법안 처리를 주문했다. 2조200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책이 미국 의회를 통과한 지 불과 4일 만이고 코로나19 관련 경기 대책으로는 4번째에 해당한다. 미국은 달러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찍어낼 수 있는 나라이다 보니 재정대책도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 말고 이걸 그대로 따라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 다만 인프라 확충이라는 발상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부러 인프라 구축용 공공사업을 벌이는 것은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이래 자주 활용된 불황 대책이다. 이 방법은 일자리를 만들고 임금을 지급함으로써 경기를 돌아가게 하는 것 외에 확실한 장점이 하나 더 있다. 쓴 돈이 증발되지 않고 인프라로 남아 두고두고 국가 경제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대공황 초기 프랭클린 루스벨트 행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조직한 '민간자원보존단'은 25만개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들에 의해 미국 주요 국립·주립 공원들이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되었고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트럼프는 도로, 다리, 공항 등 노후한 공공 인프라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주요 인프라는 고도성장기이던 1970~1980년대에 건설돼 노후 단계에 진입한 지 오래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열수송관 파열, 서울 아현동 지하통신구 화재 등이 대표적인 노후화 사고들이다. 평시에는 예산 문제로 엄두가 안 나는 노후 인프라 정비가 불황기에는 가능하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미래 먹거리와 인프라를 결부시키는 것이다. 통신과 의료 인프라, 바이오, 헬스케어, 스마트시티 등에 대한 투자를 국가 차원 사업으로 벌이면 어떤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일시적 상황 모면에 급급해하지 않고 위기를 변화의 동력으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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