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시아나 정비사 충격 증언 “부품·정비 돌려막기 횡행”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5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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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아시아나항공이 기체 결함으로 국제선 출발이 줄줄이 지연되는 일이 잇달아 발생해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그런데 기체 결함의 원인이 경영난을 덜기 위한 부품 돌려막기와 정비인력 부족에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아시아나항공의 정비와 안전 문제에 대해 현직 아시아나 정비사들과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 실태를 들어본 결과다.

부품 돌려막기는 다른 항공기 부품을 떼어내 정비할 항공기에 사용하는 것이다. 아시아나 측은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한 베테랑 정비사는 부품이 없어 10시간씩 걸려 해외에서 사오는 경우도 있어 출발 지연이 자주 발생한다고 밝혔다. 비용을 아끼느라 예비 부품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고 땜질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과거 대형 비행기 사고를 보면 정비 불량이 늘 주요 사고 원인으로 지적됐다. 한국인 6명을 포함한 520명의 사망자를 내 역대 최악의 항공기 추락사고로 꼽히는 1985년 일본항공 123기의 사고 원인도 사소한 리벳 부품의 정비 불량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의 정비인력은 1494명, 항공기는 83대다. 1대당 18명으로 국토교통부 권고기준 12명보다 많다. 그런데 정비사들은 자신들이 정비인력이 규정보다 부족한 에어서울(1대당 3.5명)과 에어부산(8.7명) 비행기 정비를 지원하기 때문에 자주 업무 과부하가 걸린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렇지 않아도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편법으로 기내식 납품업체를 교체했다가 기내식 대란이 일어나 승객들에게 큰 불편을 준 적이 있다. 그러나 기체 결함은 식사를 못 하는 불편과는 달리 대형 안전사고와 직결된 문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기체 결함#부품 돌려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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