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극장가 강타한 인민해방군…자국주의 급부상에 우려 시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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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0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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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말 인민해방군 소재로 제작된 '전랑2' 각종 흥행기록 갈아치워

영화 '전랑(戰狼)2' 홍보 포스터 (사진=바이두 캡쳐)

 

8월 중국 극장가는 '전장의 늑대'가 연일 흥행기록을 평정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특수부대 출신 영웅을 다룬 영화 '전랑(戰狼)2'는 중국 영화계의 모든 흥행관련 기록을 다 갈아치울 기세다.

지난 7월 27일 개봉한 이 영화는 4일까지 박스오피스 수입이 22억 위안(약 3600억원)을 넘어섰다.

이미 2015년에 상영됐던 1편의 실적(5억2500만 위안)은 가뿐하게 넘어섰고 개봉 85시간 만에 10억 위안을 돌파하면서 지난 설 연휴 때 상영돼 큰 성공을 거둔 중국 영화 미인어(美人魚)가 보유한 10억 위안 돌파 기록(92시간)을 경신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7월 마지막 주말 전랑2의 박스오피스 수입이 1억2700만 달러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전쟁 영화 '덩케르크'의 7300만달러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제 전랑2는 역시 미인어가 가지고 있는 역대 중국영화 최고 흥행 기록인 33억 위안(약 5445억 원) 돌파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중국 언론들은 목표달성이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더 큰 관심은 전랑2의 흥행기록이 과연 어디까지 미칠 수 있을 지에 맞춰져 있다.

이 '놀라운 기록'의 영화는 배우 우징(吳京)이 각본을 쓰고 감독과 주연까지 맡았으며 '전랑'이라는 제목은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이 소속된 중국 특수부대의 이름에서 따왔다.

중국 특수부대원 렁펑(冷鋒)이 아프리카 국가 반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자 자신이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었음에도 전장으로 다시 돌아가 용병들을 물리치며 아프리카 난민과 중국 동포들을 구해낸다는 영웅담을 담고 있다.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전차 등 각종 굵직한 무기들 속에서 펼쳐지는 선 굵은 액션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지만, 그보다도 영화 전편에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중국 제일주의'와 애국주의가 이같은 엄청난 열풍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랑2의 홍보 포스터에 실린 '중국인을 해치는 자는 아무리 멀어도 반드시 처형한다(犯我中華者,虽遠必誅)'는 문구가 제작사의 이같은 의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영화 '건군대업(建軍大業)' 홍보 포스터. (사진=바이두 캡쳐)

 

전랑2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비슷한 시기 개봉한 영화 건군대업(建軍大業)이 박스오피스 순위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랑2와 똑같은 27일 개봉한 건군대업은 개봉 첫날 전체 박스오피스의 26.7%를 차지해 1위에 오르며 중국 영화계 관계자들마저 놀라게 했다.

건군대업은 국민당의 숙청에 맞서 중국 공산당이 무력항쟁을 일으킨 난창(南昌) 봉기(1927년 8월1일)를 줄거리로 하는 정치 선전물이다.

중국은 저우언라이(周恩來)와 주더(朱德) 등의 주도로 이뤄진 난창(南昌)무장봉기를 인민해방군 건군 기념일로 삼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전랑2의 위세에 눌려 개봉 첫날의 기세를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4일까지 3억 위안(약 510억원)의 누적수익을 거두며 흥행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 '군사굴기' 중국 정부의 보이지 않는 지원

시진핑 주석.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두 영화 모두 인민해방군을 다루고 있으며 중국체제의 우월성과 자긍심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두 영화의 화려한 흥행 실적의 배경에는 ‘군사굴기’에 전력을 쏟고 있는 중국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 기념일(8월1일)을 앞두고 일제히 개봉한 흥행전략에서 보듯이 중국 사회에 ‘애국주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싶은 중국 정부의 의도와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고 싶은 영화 제작사의 노림수가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 관영 CCTV 등 주요 매체들은 연일 두 영화에 대한 극찬과 홍보를 이어가고 있으며, 건군대업의 경우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표구매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두 영화가 개봉한 지 사흘 뒤에 내몽고 주르허 훈련기지에서 열린 건군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얼룩무늬 전투복을 착용한 채 사열에 나서면서 영화 속 주인공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의 급속한 군사력 팽창과 함께 주변국들과의 크고 작은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내부에 이 같이 애국주의 열풍이 부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중국은 이이 오래 전부터 필리핀, 베트남 등과 남중국해에서 끊임없는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영화가 개봉된 7월 말에는 히말라야 접경지역에서 인도군과 일촉즉발의 대치상황 중이고, 아프리카 지부티에 보급기지 건설 등 해외 군사거점도 급속도로 확충하고 있어 주변국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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