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온양읍 남창리 남창옹기종기시장 입구에 ‘온양읍민은 원룸건축을 결사반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주택 허물고 원룸 700여개 들어서
일부 기업, 통째 빌려 기숙사 제공
온양읍주민센터 앞 아파트 부지에
대단위 원룸 추진하자 주민 폭발
집단민원 제기 등 반대운동 펴기로

최근 울산지역에 기업체들의 외국인근로자 고용이 늘어나면서 일부 외국인 집단 거주지역에서는 기존 주민과 외국인과의 갈등이 생기고 있다. 내국인의 고용비용 등 상승으로 인해 산업도시 울산으로서는 비켜갈 수 없는 이 같은 문제와 대책 등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온양읍민은 원룸건축을 결사반대한다.’, ‘무분별한 원룸건축으로 불안해서 못살겠다.’

8일 울산 울주군 온양읍 남창리 남창옹기종기시장 입구와 온양읍주민센터 앞 원룸 신축 예정부지에 이 같은 현수막이 각각 내걸려 있었다.

온양읍 주민들을 대표하는 주민자치위원회에서 걸어놓은 것인데, 사연은 이렇다.

온양읍 남창지역에는 최근 원룸이 우후죽순 늘고 있다. 기존 단독주택이 허물어지고 그 자리를 원룸이 대신하면서 주택가가 ‘원룸촌’이 되고 있는 것. 온양읍주민센터에 따르면 현재 온양지역에 약 700개의 원룸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최근에는 온양읍주민센터 앞 아파트 신축사업이 시행사의 자금부족으로 취소되면서 이 부지를 원룸사업자가 이를 매입해 18동 규모의 대규모 원룸사업을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 불만이 폭발했다.

10여년 전부터 이 지역에 원룸이 지어지기 시작했지만 당시에는 대부분 신고리 1~4호기의 건설근로자와 직원들이 입주해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인근 온산공단에서 일하는 동남아 등지의 외국인근로자 원룸 입주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지역 사회에 갈등이 생기는 등 주민들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아예 원룸을 통째로 빌려 기숙사 형태로 제공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기존 주민들은 치안불안을 호소하고 있으며 문화적 차이를 넘지 못하고 갈등을 겪고 있다.

기존 주택을 뜯어내고 원룸을 짓다 보니 정작 원주민들은 거주지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많은 원주민들이 이 같은 외국인과의 공존, 마땅한 거주지 부족 등 여러 이유로 온양지역의 인근 한적한 마을로 이사 가고 있다는 게 주민자치위의 설명이다.

온양읍주민자치위 이상열 위원장은 “최근 외국인근로자가 급격하게 늘어 흉흉한 소문이 도는 등 밤에는 부녀자들의 외출을 자제시키고 있다”며 “주로 단기 체류하는 외국인이다 보니 소통부재는 물론 주민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축업자들도 대부분 외지인으로 돈벌이에만 급급해 부지만 있으면 무차별적으로 원룸을 지어놓고 팔아버린다”며 “이대로 가다간 온양의 중심지인 남창 전체가 외국인근로자가 사는 원룸촌이 될 판”이라고 덧붙였다.

온양읍주민자치위는 앞으로 원룸 신축을 막기 위해 울주군에 집단민원을 제기하는 등 반대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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