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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차 방어선 뚫린 돼지열병, 전국 확산은 어떻게든 막아라

입력 : 
2019-09-26 0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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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기 북부 파주, 연천을 넘어 한강 이남인 김포와 강화로 번진 걸 보면 초동 방역에 실패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4일 저녁 인천 강화 돼지농장에서 다섯 번째 확진 판정이 나왔고, 25일엔 강화군 다른 농가에서 여섯 번째 확진 판정이 이어졌다. 정부는 지난 17일 처음 발생 후 파주·연천·김포·포천·동두천·철원 등 6개 시군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해 모든 방역 수단을 썼다. 하지만 이를 벗어난 강화까지 번져 일주일 만에 1차 방어선이 뚫렸으니 대응 강도를 더욱 높여야 할 상황으로 몰렸다.

정부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즉각 중점관리지역을 경기도, 강원도, 인천시 전역으로 확대하고 이를 다시 4대 권역으로 구분해 3주간 돼지와 가축 분뇨가 각 권역을 벗어나 다른 권역으로 이동하거나 반출되는 것을 금지했다. 또 경기, 인천, 강원에만 발령했던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돼지 농장, 도축장, 사료 공장, 출입 차량이 대상이다. 방역당국은 농가를 드나드는 차량을 통해 전염됐을 가능성을 보고 있으나 잠복기 안에 한꺼번에 감염된 뒤 하나씩 확진 판정을 받았을 수도 있다니 감염 경로 파악에 더 만전을 기해야겠다.

돼지열병은 치사율 100%인 데다 개발된 백신도 없는 만큼 걸리면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질병이라 초기에 확산을 막는 게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파주에서 처음 발병 후 내렸던 스탠드스틸을 48시간 만에 해제했던 건 돈육 수급 등 연관 산업 피해를 고려했기 때문이라지만 안이하고 경솔했다. 강화 지역 농장에서의 발병을 볼 때 충청과 영호남으로도 확산을 경계해야 하는 만큼 중점관리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할 필요도 있다. 돼지열병을 재난사태 수준으로 간주하고 병역에 나서 전국으로 번지는 건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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