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사의 임금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가 9일부터 11일까지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한국GM 노조가 전면파업에 나서는 것은 대우자동차가 2002년 GM에 인수된 후 처음이다. 이번 파업으로 1만대 이상의 자동차 생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노조 측이 제시한 기본급 5.65% 인상, 통상임금의 250%(약 1023만원) 성과급, 격려금 50만원 지급 등의 요구에 사측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사측은 경영난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5년 연속 적자를 냈으며 누적 순손실은 4조4518억원에 달한다.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경차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공장가동률도 2년째 60%를 밑돌고 있다.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후유증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노조가 다시 파업 깃발을 든 것은 무리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가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해 8년 만에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하는 등 쟁의를 자제하고 있는 모습과는 딴판이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생산량 감소로 7년 만에 부산공장 직원 4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또는 순환 휴직 신청을 받기로 하는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처럼 자동차 산업 전반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상황에서 전면파업을 선언하는 것은 툭하면 불거지는 GM의 한국 철수론에 명분만 쌓아주는 꼴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철수설이 나왔을 때 정부는 산업은행을 통해 8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고 GM 본사는 한국에 10년 이상 잔류, 신차 2종 국내 생산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가 전면파업을 벌일 경우 본사는 노사갈등을 빌미로 다시 철수를 거론할 수도 있다. GM 고위임원이 "노조가 파업을 계속하면 한국 내에서 생산할 물량 일부를 다른 나라 공장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공개 경고까지 하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GM 본사는 미래자동차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겠다며 지난해 11월 북미지역 공장 5곳 폐쇄를 발표하는 등 대대적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한국 공장 구조조정 검토도 시간문제일 수 있다. 노조는 무리한 파업이 회사 생존을 위협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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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한국GM 전면 파업, 철수 명분만 쌓아주는 꼴
- 입력 :
- 2019-09-09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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