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데이터센터 한국 설립 결국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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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빅데이터 분석 신생기업(스타트업) A사의 박 모 대표(44)는 서비스에 꼭 필요한 인터넷 서버는 미국의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이용한다. 아마존웹서비스는 2006년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이 설립한 클라우드 컴퓨팅 전문회사. 하지만 최근 박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저렴한 가격으로 데이터를 옮길 것을 제안받아 고민하고 있다. 미국에 있는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 중인데 가끔 서비스가 지연되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서버는 일본에 있으나 임대 비용이 더 비싸다.

박 대표는 "아마존 서버가 한국에 있으면 좋은데 아직 감감 무소식이다. 외국 회사들이 한국에 데이터센터가 없어 불편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한국에서 폭증하는 모바일 데이터 수요로 인해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기로 했으나 결국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이지 않는 규제 때문이다. 결국 한국이 '대어'를 놓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정부, 국내 통신업계와 용지·시설 등에 대해 조율해왔다. 하지만 임대조건, 법인세·부가세 등 세금 문제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을 없던 일로 결론 냈다.

아마존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각국이 아마존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5년 무상 임대 등의 조건을 내거는데 한국은 그런 점이 부족했다"며 "외국 기업이 국내 클라우드 서버를 썼을 때 나오는 부가가치에 대한 세금을 어떻게 정산할 것인지에 대해 아마존과 한국 정부가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은 코리아 지사 격인 아마존웹서비스를 통해 기존에 해오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서버 임대 서비스)를 계속하면서, 국내 통신사업자의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사용할 예정이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로 이 회사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면 최소 700억원 이상 투자가 발생한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직접고용 효과는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 친화적인 국가 이미지도 얻을 수 있었다. 지난해부터 정부와 부산·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가 아마존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터넷 서버에 저장된 소프트웨어를 노트북,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꺼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국경 간 제약이 없어 부가가치 유발에 따른 세금(법인세·부가세) 문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 외에서 서비스할 때 아일랜드, 네덜란드, 싱가포르, 홍콩, 호주 시드니 등 법인세가 낮거나 세금 규제가 투명한 지역을 선호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기료를 산업 용도가 아닌 일반전력으로 분류하고 있는 점이나 수사기관이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빈번하게 하고 있는 점도 외국계 기업들이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 인터넷 기업이 많고 스타트업도 빠르게 성장해 외국계 기업이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수 있는 여건은 형성돼 있다. 그러나 복잡한 규제와 사업 환경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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