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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글로벌 금융시장 흔든 우한 폐렴 한국 경제 파장에 대비해야

입력 : 
2020-01-28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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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확산 중인 우한 폐렴은 글로벌 경제에 예상치 못한 돌발 리스크로 작용할 조짐이다. 일본 도쿄 증시와 선물시장 지수는 27일(현지시간) 급락했다. 항공사들이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에 주가가 맥을 못 췄고 중국 내 스타벅스, 맥도널드 등 매장 일시 폐쇄 발표도 나왔다. 국제유가도 내려앉았고 금과 엔화 등 안전자산 값은 뛰었다. 한국은 설 명절로 증시를 닫았지만 28일 개장 이후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중국은 춘제 연휴를 다음달 2일까지 연장했는데 그때까지 얼마나 불을 끄느냐가 관건이다.

이번 우한 폐렴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2002~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때와 비교된다. 당초엔 과거 3차례 사태보다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었지만 빠른 확산 속도와 중국 정부의 미온적 대처 등으로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분석을 보면 사스는 2003년 2분기 한국 경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포인트, 연간으로는 0.25%포인트가량 떨어뜨린 것으로 추정된다. 한중 양국을 오가는 관광객이 급감하고 중국으로 수출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2009년 신종플루 발병 때도 3분기 여행업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5% 감소했고 4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4%에 그치며 영향을 받았다. 2015년 메르스 충격이 가해졌던 직후 그해 6월에는 방한 관광객이 전년 대비 41% 줄고 2분기 성장률은 0.4%에 머물렀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은 27일 오후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필요한 조치를 논의했다. 방역 차원에서 전염병 확산을 막는 게 시급하지만 경제에 미칠 파장도 예의 주시하며 치밀하게 대비해야 한다. 불안감이 커지면 금융시장 동요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때문에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 1분기부터 민간 활력을 되찾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소비와 투자 회복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복안이었는데 돌출 변수를 만났다. 우한 폐렴이 올해 2.4% 성장률 달성과 경기 반등 모멘텀 마련에 발목을 잡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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