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서활란, 나를 밟고 가라…사명의 클래식 메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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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4.04.17. 오전 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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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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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성악에는 다른 악기에 없는 언어가 있잖아요. 말에서 나올 수 있는 감동이 크죠. 가장 좋은 악기라고 할 수 있어요. 다른 악기에 비해 호응도도 좋지요. 청중과 '아이 콘택트'를 하며 감정을 교류할 수도 있고요."

소프라노 서활란(40)은 전국 곳곳을 누비며 다양한 청중을 만나고 있다. 아직까지 클래식 기반이 약한 편인 한국이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는 상황에 기대를 걸고 있다. "클래식을 접할 기회가 없는 지방에서 노래를 할 때면 주민들이 너무나 좋아한다"며 설레했다.

그녀의 활약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노래는 만국의 언어라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 "작년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공연했어요. 무대에서 '아리아리랑'을 노래하고 있는 도중 백인 할머니가 올라오셔서 장미 꽃을 주더라고요. 너무 감사했습니다. 저 역시 큰 감동을 받았죠."

숙명여대 성악과 수석 졸업, 이탈리아 로마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 수석 졸업, 스위스 제네바 국립음악원 최고연주자과정 수석 졸업…. 서활란의 이력은 화려하다. 특히 2003년 제58회 제네바 국제콩쿠르 성악 부문에서 1위 없는 공동 2위를 차지하며 주목 받았다.

1939년 제네바 음악원 원장이자 작곡가인 앙리 가뉴방이 창설한 제네바 국제콩쿠르는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 플루티스트 엠마누엘 파후드, 첼리스트 정명화 등을 배출했다.

"이 콩쿠르로 스위스에서 뜨게 됐고 데뷔를 했죠. 제게는 큰 선물 같은 콩쿠르에요. 스위스는 다른 유럽만큼 한국에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인터내셔널한 곳이죠. 금융이 발전해서 몸값이 높은 아티스트도 자주 내한해요."

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던 서활란은 국내에서 활동하기로 마음 먹고 2007년 귀국했다. "한국에서 저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었죠. 제가 공부한 것들을 함께 나누고 싶었어요."


지휘자인 금난새(67)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만나면서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금난새 선생님이 감사하게도 제 목소리를 좋아해주셨어요. 밝고 깔끔한 목소리라고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많은 도움을 주셨죠."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 선 금난새 옆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정말 바쁜 분인데 항상 열심히 하세요. 제게도 그 열정이 전달되는 듯하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항상 고민하는 모습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총신대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서활란은 후배들에게 "너무 욕심을 부리기보다 노래하는 것에 행복을 느끼며 조금씩 성장해나갔으면 한다"고 바랐다. "힘든 점도 있지만, 좋은 직업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한번에 소진되기보다 끝까지 오래 했으면 좋겠어요."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는 그녀는 '클래식계에 박진영'이 되는 것이 꿈이다.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차려 후배들에게 좁은 문을 열어 주고 싶다는 마음이다. 우리 가곡이 잘 불려지지 않은 점이 안타까워 선후배들과 함께 가곡연구회 활동도 열심히 그녀는 '가곡 파티'를 열어 가곡의 대중화에도 힘쓰고 싶다.

서활란의 스케줄은 빠듯하다. 5월7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2014 뉴시스 공감콘서트, 네번째 봄'에 출연한다. 루이지 아디티의 '입맞춤', 푸치니의 '오! 나의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스트라우스의 '친애하는 후작님'을 부른다. 새터민, 다문화가정을 위한 이번 콘서트로 "많은 분들의 아픔을 잠시나마 씻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한편 '뉴시스 공감 콘서트, 네번째 봄'에는 팝페라 가수 이사벨, 가수 이용과 홍경민, 전자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 오케스트라 아시안 클래시컬 플레이어스 등이 출연한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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