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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는 법인세 줄여 투자 살리는데 거꾸로 가는 한국

입력 : 
2019-12-19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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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싱크탱크 조세경제정책연구원(ITEP)이 경제잡지 포천 선정 500대 기업 중 지난해 이익을 낸 379곳의 법인세 실효세율을 조사했더니 11.3%로 나왔다고 한다. 관련 조사를 시작한 1984년 이후 34년래 최저치라는 것이다. 실효세율이란 각종 감면 등을 제외한 뒤 기업이 실제로 부담한 실제 세율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5%에 달했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21%로 낮추는 동시에 감면을 받더라도 반드시 내야 하는 최저한세율 20%도 없애버렸다. 35%였던 해외송금세도 12~14.5%로 낮췄다.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인 감세정책은 기업 투자 증가와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낸 법인세는 2017년 3000억달러에서 2018년 2040억달러로 줄었고 여기서 생긴 여력을 투자로 옮겨간 셈이다. 덕분에 미국 경제는 지난해 2.9% 성장률에다 실업률은 3.5%로 5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세수 감소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나 일부 주주 및 임원만 혜택을 봤다는 우려도 있지만 감세정책에 따른 경제 살리기를 더 긍정적으로 보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국은 미국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며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2005년 25%였던 법인세 최고세율은 2009년 22%로 낮아졌다가 2018년 25%(지방소득세 포함 시 27.5%)로 다시 올랐다. 법인세 실효세율을 보면 32개 출자제한 그룹 산하 대기업의 경우 19.9%, 전체 기업은 17.6%이니 액면 수치만으로도 미국 기업에 비해 훨씬 높은 부담을 지고 있다.

세계 주요국은 기업의 투자와 개인의 소비 여력을 키워주기 위해 세금 인하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겨냥해 2차 감세 카드를 꺼내겠다고 이미 예고한 바 있다. 프랑스는 지난 9월 법인세율을 31%에서 25%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영국도 19%인 법인세율을 내년에 17%로 낮추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기업의 세금 부담을 줄여 경제 호황을 끌어낸 미국의 성공 사례나 경쟁적으로 세금 인하에 나서는 주요국을 보면 우리의 가야 할 방향도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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