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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조건 조국 감싸는 與, 국민의 상식을 무시하고 있다

입력 : 
2019-08-22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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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논문 논란과 관련해 "제1저자로 등재됐다고 해서 특혜를 받은 것은 아니다. 입시 부정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 딸은 한영외고 2학년 재학 당시 단국대 의과대학연구소에서 2주 인턴을 한 뒤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됐다. 인간 능력의 한계를 함부로 단정해서는 안 되지만 인문계열 고교생이 2주간 의학 연구에 참여해 논문 제1저자가 될 만한 공을 세운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 담당 교수는 인터뷰에서 "영어 문제를 간과하는데, (단순) 번역이 아니다"며 조 후보자 딸이 영어 논문 작성에 기여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학술 논문의 번역은 일상 회화 번역이 아니다. 병리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한 적 없는 고교생이 영어 실력만으로 그 주제의 논문을 번역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리한 주장인지는 학술 논문을 써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 그가 제1저자로 등재됨으로 인해 오랫동안 연구에 관여했을 누군가는 저자에서 빠졌을 것이다. 이건 공정하지 않은 것이고 그런 걸 국민들은 특혜라고 생각한다. 그게 특혜가 아니라고 강변하는 것이 비상식이다. 입시 부정인지 아닌지는 이 논문이 대학 입학에 얼마나 결정적 역할을 했는지 밝혀진 후 판단할 문제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또 "부모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 교수가 전적으로 교육적인 배려를 해준 것"이라고 했다. 담당 교수 역시 당시 자녀가 한영외고에 재학 중이었다. 학부모사회라는 배경이 없었어도 그런 배려를 베풀었을까 하는 것이 일반의 상식적 의심이다. 민주당은 '외국 유학을 위한 배려'라고 주장하는데 해외 대학이든, 국내 대학이든 학생의 실력을 과대 포장한 논문은 입시 사정을 왜곡시킨다. 어떻게 이걸 '교육적인 배려'라고 말할 수 있나.

조 후보자 주변을 둘러싼 의혹들은 매일같이 몇 건씩 터져나오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민심의 이반은 심각하다. 그러나 청와대와 민주당은 조 후보자를 엄호하기에 바쁘다. 지금 여권의 기준이라면 실정법 위반이 아닌 한 나머지는 다 정치공세로 치부될 것 같다. 지난 정권 적폐에 그렇게 높은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었던 사람들이 맞나 싶다. 국민들은 조 후보자 주변의 비상식적 행적과 상식적 기준을 못 본 척하는 여권의 행태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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