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민주당 의원을 둘러싸고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 의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넉 달치 임금 250억원 체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족들이 보유한 회사 지분을 모두 회사에 헌납하겠다고 했지만 수상한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이스타항공 대주주는 이 의원 딸이 유일한 직원인 사실상의 페이퍼컴퍼니인데, 이 회사 지분은 이 의원 자녀 2명이 100% 소유하고 있다. 이 의원 자녀는 2015년 자본금 3000만원에 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딸은 26세, 아들은 16세였다. 아무 실적도 없는 이 회사가 100억원대 대출을 받아 이스타항공 지분을 사들여 대주주가 이 의원에서 자녀들로 바뀌었다. 이스타항공 매각 협상이 순조롭게 됐다면 이 의원 자녀들은 막대한 차익을 볼 수 있었다. 편법 증여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회사 측은 모든 절차가 적법했다고 하지만, 이 의원 딸은 지분 매입 자금 출처를 묻는 언론 질문에 "잘 모른다"고 했다. 유일한 직원도 모르게 100억원 넘게 돈을 빌릴 수도 있나.

이 의원은 항공사 경영에서 손을 뗐다고 하지만 노조는 "이 의원이 여전히 경영 지시를 한다"고 했다. 항공사 대표는 이 의원 최측근이고 경영 담당 전무는 이 의원 보좌관 출신이다. 이 의원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자신은 무관하다며 임금 체불 문제를 외면하다 갑자기 지분 포기를 선언했다.

임금 체불 문제에 민주당 당직자가 개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민주당 부대변인이 항공사 노조 측에 연락해 체불 임금 중 110억원만 이스타항공이 부담하는 안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집권당 당직자가 사기업 노조 관련 분쟁에 왜 끼어드나.

이 의원은 문재인 대선캠프 출신으로 현 정권 출범 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가 임기를 1년 이상 남겨놓고 총선행을 선언했다. 편법 증여, 직원 임금 체불, 페이퍼컴퍼니, 수상한 대출 같은 의혹이 야당 후보 쪽에서 나왔다면 여권은 난리를 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의원은 무수한 의혹에도 당선이 보장된 지역구 공천을 받았고, 회사 문제까지 당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도대체 무슨 배경이 있길래 이런 사람이 일자리 정부의 집권당 의원이 될 수 있었나. 모든 의혹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으면 야당에서 제기된 권력 핵심 연루설을 믿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