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27명 사상…또 '안전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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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4.10.18. 오전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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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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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이정하 이종일 박성훈 기자 =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열린 행사 축하 공연 도중 환풍구 덮개가 붕괴, 관람객 27명이 20여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협소한 공간에서 인기 아이돌 그룹의 축하무대를 진행하면서도 사고가 난 환풍구 주변에 안전시설이나 안전요원 배치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 불감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 16명 사망…11명 부상

17일 오후 5시53분께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광장에서 열린 제1회 '판교 테크노밸리축제' 축하공연 중 환풍구가 붕괴, 관람객 27명이 20m 아래로 추락했다.

추락한 27명 가운데 16명이 숨지고, 11명이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중 9명이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환풍구 위에 있던 관람객 2명은 사고 당시 환풍구 덮개 밖으로 긴급 대피, 가까스로 추락을 모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서 관계자는 "중상자 중 상태가 심각한 환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수 있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지하 4층 주차장 환풍구를 통해 구조 활동을 펼쳤으며, 사고 발생 70여분 뒤인 오후 7시35께 구조를 완료했다.

◇사고 원인…안전대책 미흡


사고가 난 환풍구는 3mX4m 규모로, 깊이는 건물 4층 이상인 20여m에 이른다.

이 환풍구는 원모양의 야외광장 공연장에 설치된 무대에서 20여m 떨어진 곳에 있다.

사고는 걸그룹 포미닛의 공연 도중 공연을 높은 곳에서 보기 위해 관람객 30~40여명이 한꺼번에 환풍구 덮개 위로 올라가면서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주최측이 마련한 관람석 515석이 모두 차면서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관람객들이 환풍구 덮개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연에는 관람객 700여명(추정) 이상이 몰렸다.

그럼에도 환풍구 주변에는 관람객들의 진입을 막기 위한 안전시설이나 안전요원도 배치되지 않았다.

주최측의 사고 주변 안전대책은 사회자가 공연 시작 전 "위험하니 올라가지 말라"고 당부한 것이 전부였다.

관람객 임모 씨는 "가수 공연이 있는 무대 쪽에만 안전요원 3~4명이 있었다. 인기 가수 공연을 하면서 안전대책을 소홀히 해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벌써 잊은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풍구 덮개는 물건을 얹는 용도가 아니므로 별도의 하중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수습…합동 사고대책본부 가동

경찰은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하고,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신속한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허경렬 2부장(경무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합동수사본부를 꾸려 수사하기로 했다.

수사본부는 분당서에 마련됐으며, 경기청 광역수사대와 과학수사계, 분당서 형사과 등 72명이 참여한다.

경찰은 이날부터 행사 주최·주관 측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안전관리와 업무상 과실여부 등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다.

사고 당시 환풍구 주변에 안전요원이 보이지 않았다는 목격자 증언과 관련, 안전요원 배치 여부와 사고 이후의 대처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다.

현장 유류물 등은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수사결과 관련자들의 과실이 인정되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은 현재 행사를 주관한 이데일리와 이데일리TV 측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 중이며 관람객 등 목격자들과 부상자들에 대해서도 조사해 사고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사고 직후 경기도와 성남시는 분당구청에 경기도합동대책본부를 꾸려 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한편 판교 테크노밸리축제는 경기도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주최하고 인터넷언론 이데일리가 주관한 행사로, 테크노밸리 입주기업 임직원 및 지역주민을 위해 올해 처음 열렸다.

jungha9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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