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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러 KADIZ 도발 막으려면 한미일 안보 균열부터 메워야

입력 : 
2019-10-24 00:02:01
수정 : 
2019-10-28 1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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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전략폭격기와 전투기 등 군용기 6대가 22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6시간 가까이 무단 진입하는 일이 벌어졌다. 러시아와 중국 군용기들이 KADIZ에 무단 진입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는데 한·미·일 안보협력은 오히려 흔들리고 있으니 걱정스러운 일이다.

러시아 전략폭격기 2대는 이날 KADIZ를 무단 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례적으로 동해에서 제주도 남쪽을 거쳐 서해 태안반도 인근까지 한반도를 포위하듯 비행했다. 우리 전투기 10여 대가 긴급 발진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러시아 군용기들은 이날 KADIZ뿐아니라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도 여러 차례 무단 진입했고 그로 인해 항공자위대 소속 전투기들도 여러 대가 긴급 발진했다.

러시아의 이런 행위는 최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파기되는 등 한·미·일 사이 안보 공조체제가 흔들리자 이 지역 경계태세를 시험해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일본 등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에 대한 반발로도 해석된다. 그들 의도가 무엇이든 KADIZ를 마음대로 드나들지 못하게 할 대책이 시급하다. 외교부는 이날 군용기 6대의 KADIZ 진입과 관련해 러시아에 항의했지만 러시아 국방부는 "동해, 서해, 동중국해의 중립수역 상공에서 정례 비행을 했다"며 국제 규범을 준수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독도 영공을 침범하고도 그런 사실을 부인했던 러시아가 '정례 훈련'이란 명목을 내세워 앞으로도 비슷한 도발을 되풀이할 태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 군사력은 세계 7위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1위 미국, 2위 러시아, 3위 중국, 6위 일본에 둘러싸여 있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한반도 주변에서 군사활동을 늘려가고 있는 데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굳건한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서 한일 안보협력도 조속히 정상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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