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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文-트럼프 회담, 한미동맹 파열음 확실히 잠재워야

입력 : 
2019-09-16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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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하순 미국에서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최근 양국 간에 조성된 불협화음을 해소하고 한미동맹의 가치를 다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 지난달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중단을 결정한 이후 한미 관계는 크게 흔들렸다. 미국은 지소미아 파기를 한·미·일 공조를 위협하는 결정으로 인식하고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현했다. 미국에 사전 이해를 구했다는 한국 정부 발표를 "사실이 아니다"고 직접 반박했고 국무부 공식 논평에 한국 정부 대신 '문재인정부'라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 외교부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불러 미국 관리들의 불만 표출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달 말에는 청와대발로 주한 미군기지 조기 반환 추진이 발표됐다. 한미동맹이 66년째 이어지는 동안 양국 관계가 늘 좋기만 했던 것은 아니지만 파열음이 이처럼 연속적·공개적으로 터져나온 경우는 거의 없었다.

국가 간 동맹은 공동의 위협에 대한 동의를 전제로 한다. 미국은 한미동맹을 통해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에서 자유주의적 가치를 지키고 싶어한다. 이것을 위협하는 것은 북핵과 중국의 권위주의적 패권 야욕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자유주의 가치 동맹 환기에 주력해야 한다. 그러려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단호한 원칙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또한 자유주의 최후 보루로서 한·미·일 삼각동맹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미국이 걱정하는 한일 관계에 대해 관리 의지와 역량이 있음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이르면 이달 말 주한미군 분담금 협상이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동맹국의 부담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가끔은 동맹이 더 나쁘다"고도 했다. 모든 것을 돈의 문제로 환원시키는 트럼프를 상대할 때 문 대통령이 내세울 것은 '가치'다. 트럼프 개인이 아니라 미국을 향해 자유주의 동맹의 가치를 말하고 신뢰를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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