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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군민만 모여라” 파란리본 달고 상경 평화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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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군민만 모여라” 파란리본 달고 상경 평화집회

입력
2016.07.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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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인 접촉 원천 차단 위해

명찰 걸고 폴리스라인 설치 요청

농민단체 등 참여 제안도 거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지역으로 선정된 경북 성주군민들이 21일 대규모 상경 투쟁을 강행했다. 현지의 강경한 반발 분위기와 외부세력 개입 논란이 겹쳐 불상사가 우려되기도 했으나 군민들이 준법 약속을 지킨 덕분에 행사는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성주군민 2,000명으로 구성된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일방적 사드 배치 결정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른 아침 50여대의 버스를 나눠 타고 성주군 성주읍을 출발한 군민들은 오후 1시30분 서울역광장에 속속 집결했다. 연사로 나선 김항곤 성주군수는 “한 차례 현장방문도 없이 결정된 정부의 일방 통행식 정책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부는 지역이기주의라는 여론몰이와 외부세력이라는 말로 성주를 고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군수를 비롯한 일부 참석자는 항의 표시로 삭발을 했다. 성주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한 60대 농민참석자는 “당장 새누리당을 탈당하겠다”며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침묵시위와 시낭송을 이어간 뒤 2시간 만에 집회를 마쳤다.

이날 집회는 15일 성주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로 불거진 외부세력 방해 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외지인의 집회 참여를 차단하는데 공을 들인 분위기가 역력했다. 참석자들은 왼쪽 가슴에 파란색 나비모양 리본을 부착하고 목에는 거주지ㆍ이름이 적힌 목걸이형 명찰을 달아 성주군민 ‘순수 행사’임을 강조했다. 또 성주 해병대전우회 등 자체적으로 꾸린 250명의 질서유지 인력이 군민과 폴리스라인 사이에 자리잡아 외지인의 접촉을 막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군민들은 ▦질서유지 ▦폭력행동 금지 ▦집회대오 이탈 불허 등 행동지침을 만들어 미리 배포하기도 했다.

한 때 집회현장 10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보수단체인 진리대한당 소속 회원 30여명이 ‘사드배치 찬성’ 맞불 집회를 개최해 긴장이 감돌기도 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또 ‘투쟁에 함께하겠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나타난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회원 등 일부 시민들의 참여 제안도 군민들은 거부했다. 경찰 역시 45개 중대 3,600명의 경찰력을 동원해 질서유지에 만전을 기했다. 김안수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전문시위꾼들의 개입으로 성주군민의 진의가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에 미리 폴리스라인 설치를 요청했다”며 “다른 단체와 협의하지 않고 사드 반대 주장 외에 어떤 정치적 요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쟁위는 집회가 종료된 뒤 국회를 찾아 정진석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지역민을 중심으로 촛불문화제를 여는 등 평화적인 투쟁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성주=최홍국 기자 hkc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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