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임시수도 점령했던 남부분리조직, 사우디 폭격에 철수"

기사등록 2019/08/11 22:47:19

【모리스=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과 함께 후티 반군에 맞서 싸우는 무장세력 '시큐리티 벨트' 대원들이 5일(현지시간) 모리스 지역에서 무기를 살펴보고 있다. 예멘 분리주의 무장세력인 남부임시위원회 (STC.  Southern Transitional Council )와 준민병대 시큐리티 벨트는 10일 그동안 같은 편이었던 정부군과 전투를 벌여 남부 아덴을 점령했다.  2019.08.11
【모리스=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과 함께 후티 반군에 맞서 싸우는 무장세력 '시큐리티 벨트' 대원들이 5일(현지시간) 모리스 지역에서 무기를 살펴보고 있다. 예멘 분리주의 무장세력인 남부임시위원회 (STC.  Southern Transitional Council )와 준민병대 시큐리티 벨트는 10일 그동안 같은 편이었던 정부군과 전투를 벌여 남부 아덴을 점령했다.  2019.08.11
【서울=뉴시스】김재영 기자 = 예멘 임시수도 아덴을 점령했던 예멘 남부 분리주의 세력이 11일 포획했던 대통령궁과 군기지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예멘 분리주의 무장 조직 남부과도위원회(STC)는 8일 예멘 정부군을 공격해 사흘 동안 70여 명의 사망자 발생 후 10일 대통령궁 등을 손에 넣는 데 성공했다.

아덴 주둔 예멘 정부군 대다수는 싸우지 않고 후퇴를 택했다. 2014년 9월 수도 사나를 북부의 후티족 반군에게 공략 당해 아덴으로 쫓겨왔던 예멘 정부와 정부군은 아덴까지 잃어 인도양을 앞에 두고 갈 곳이 막연한 처지였다고 할 수 있었다.

분리주의 무장조직이 아덴 점령지에서 하룻만에 철수한 것은 예멘과 남부 국경선을 접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강력한 의지와 폭격 때문이었다. 예멘 정부군보다 후티 반군과의 예멘 내전 전투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우디는 사태 직후 분리주의 세력의 철수를 엄중히 요구하고 실력 행사에 나섰다.  사우디는 수니파 연합군을 이끌고 있다.

사우디 등 수니파 9개국 연합군은 2015년 3월부터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고 곧 연합군의 주축인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지상전에도 참여해 중부 홍해변 항구 호데이다와 남부 항구 아덴에서 활동했다. 이때 이번 사태를 일으킨 분리주의 조직 남부과도위원회도 연합군의 일원으로 후티 반군에 맞서 싸웠다. 

그러나 이 분리주의 세력은 후티 반군을 타깃으로 같이 연합했지만 예멘 정부를 처음부터 정통성이 없는 정부로 여기고 있었다. 사실 국제사회가 유일하게 인정하고 있는 예멘 정부이나 후티 반군이 수도를 공략하자마자 마수르 하디 대통령은 사우디로 피신해 지금까지 리야드에 머물고 있다. 주요 장관들도 임시 수도 아덴보다는 리야드에 체류한다. STC가 점령한 아덴 대통령궁은 경비병만 있고 본래부터 주인 없이 텅 빈 셈이었다.

사우디와 UAE가 문제 많은 예멘 하디 정권을 지원하는 이유는 후티족 반군이 페르시아만 너머 시아파 이란의 지원과 사주를 받고 내전을 일으켰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니파 연합군의 두 축인 사우디와 UAE는 예멘전 내전이 길어지자 예멘의 하디 정부와 관련해 상당한 노선 갈등을 일으켰다.

사우디는 후티 반군이 종종 영토 남부는 물론 수도 리야드 부근까지 미사일과 로켓을 날리는 직접적 접전 상황이라 예멘 정부를 비판할 여유가 없다. 반면 UAE는 하디 정권의 무사안일함과 수니파 극단조직 무슬림형제단과의 친밀함을 못마땅하게 여겨왔다.

예멘 남부 분리세력은 이 틈을 타 UAE의 지원을 얻어내 이번 아덴에서의 정부군 축출에 나선 것이다. 사우디의 폭격으로 거사 성공 하룻만에 뒤로 물러나게 됐다.

아라비아 반도의 빈국 예멘은 냉전 기간 동안 남북 분리 체제로 서로 싸우다가 1994년에야 통합되었다. 통합이 완전히 이뤄졌다고 할 수 없어 이 약점을 노리고 이슬람 극단조직 알케에다가 치고 들어와 동부를 거의 통제하기에 이르렀다. 이슬람국가(IS)가 발흥한 시리아 내전이 일어나기 수년 전부터 미국은 예멘의 알카에다 지부를 가장 강력한 테러 조직으로 경계해왔다.

예멘은 2011년 아랍의 봄 민주 봉기로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21년 간의 장기 독재 정권에서 물러나 전기를 맞는 듯 했으나 2014년 후티 반군의 수도 공략으로 내전에 휩싸였다. 살레가 물러날 때 부통령이었던 하디가 대통령으로 올라섰는데 살레 전 대통령은 후티 반군과 연합해 하디 정부의 타도를 꾀하기도 했다. 그러나 살레는 1년여 전 반군에 암살되었다.

예멘 내전은 사우디 수니파와 이란 시아파 간의 대리전이라 할 수 있다. 이 통에 예멘 국민만 2만 명 가까이 사망했으며 2900만 인구 중 1000만 명 이상이 극도의 굶주림에 시달려 최악의 인도주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유엔은 계속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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