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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임시병원·병상 얼마나 빨리 늘리느냐가 관건이다

입력 : 
2020-03-02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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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병원이나 병상 부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코로나19 국내 환자는 지난달 26일 1000명을 넘어섰고 불과 4일 만인 이달 1일에는 3700명을 넘어섰다.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대구에서는 아예 병원 치료조차 받아보지 못한 채 사망하는 코로나19 환자가 생기고 있을 정도로 병상 부족이 심각하다.

대구지역과 인근 병원들이 임시병상을 만들고 있다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1일 기준 대구지역에서만 병실을 구하지 못해 집에서 자가격리 중인 환자가 2000명에 육박한다. 이들에 대해선 증상 변화를 진찰하기도 힘들다. 가족 간 감염 위험도 큰 문제다. 코로나19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이려면 중증과 경증 환자를 신속하게 분류하고 고위험 환자부터 가장 우선적으로 병원에 수용해야 한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까지 나서서 한정된 병상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제한된 병상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다툼을 벌일 것이 아니라 근본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중국은 코로나19 환자가 500명 정도 발생한 초기 단계인 1월 23일 후베이성 우한시를 전격 봉쇄하고 그날부터 곧바로 임시병원 건설에 착수했다. 24시간 내내 근로자를 교대 투입해가며 10일 만에 병상 2500여 개를 갖춘 임시병원 2곳을 만들어냈고 이와 별도로 체육관, 전시관을 비상병원으로 전환했다. 세계적 건설강국인 우리나라도 임시병원이나 임시병상을 신속하게 만들어낼 잠재력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어떤 제한도 두지 말고 정책적 상상력을 발휘해 달라"고 주문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지난달 25일 당정청 회의에서 긴급재정명령권 발동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말의 성찬'과 달리 병상 부족을 해소해줄 특단의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정부는 1일이 돼서야 국가운영시설이나 숙박시설에 '생활치료센터'를 설치해 경증환자를 격리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시병원이든 생활치료센터든 지금은 과감하게 결단하고 신속하게 움직여서 병상 숫자부터 늘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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