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日 덮친 태풍, 위로할 땐 위로하는 성숙함 보여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5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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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일본을 강타한 19호 태풍 하기비스로 일본 열도는 사망·실종자만 50명이 넘는 타격을 입었다. 일부 지역에는 48시간 동안 약 1000mm의 비가 내리는 등 관측 사상 최대 강수량을 기록하면서 21개 하천의 제방이 무너졌고 142개 하천이 범람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원전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현에서는 오염 제거 작업을 통해 수거한 방사성물질 폐기물 자루들이 불어난 강물에 유실되는 사고가 있었다.

천재지변이란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재해다. 그래서 피해자를 힘닿는 한 돕고 고통을 나누는 게 동서고금 인간의 도리다. 국가 간에도 이웃나라가 재난을 입었을 때 함께 안타까워하고 하루빨리 피해에서 벗어나도록 격려해 주는 게 도리일 것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 후 대일 여론이 매우 부정적인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 해도, 정치와 무관한 재난 소식에 대해 일부 누리꾼이 증오가 섞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우려스럽다.

최근 한국에서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여부에 이어 후쿠시마에서 출발하는 올림픽 성화와 선수단 안전 문제 등으로 여론의 관심이 확대됐다. 방사능 관리 현황 등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되, 재난 피해를 복구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격려와 위로를 보내는 것이 인도적인 처사다.

마침 한일 간에는 지난해 10월 대법원 판결 이후 얼어붙었던 기류를 타파하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22일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에 우리 정부는 이낙연 총리를 특사로 보내 관계개선을 모색한다. 그 시작은 큰 재해를 당한 이웃나라에 대한 따뜻한 마음과 공감에서부터 비롯됐으면 한다.
#하기비스#후쿠시마 오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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