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로 3초에 1명 죽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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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이 되면 3초마다 1명이 슈퍼박테리아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영국에서 발표한 항생제 내성(AMR·Antimicrobial Resistance)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보면 2050년 기존 항생제로 치료할 수 없는 ‘슈퍼박테리아’ 때문에 전 세계에서 1000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7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경제학자이자 골드만삭스 자산관리부문 회장을 지낸 짐 오닐 재무차관과 연구기관 웰컴트러스트(Wellcome Trust)에 슈퍼박테리아에 관한 연구를 의뢰해 나온 결과물이다. 슈퍼박테리아란 과도한 항생제 사용으로 강력한 내성을 갖게 된 박테리아다. 기존 항생제로는 치료가 불가능해 감염자는 사소한 외상으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 BBC는 “항생제가 듣지 않으면 맹장 수술이나 출산 과정에서도 사망할 수 있다”며 “공상과학 소설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현실의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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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닐은 “시급하게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30여년 뒤에는 슈퍼박테리아 감염이 인류가 사망하는 원인 1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슈퍼박테리아 감염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70만명 정도다. 하지만 2050년에는 연간 820만명인 암 사망자를 추월해 인류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BBC는 “슈퍼박테리아가 테러리즘에 맞먹는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보고서는 슈퍼박테리아로 인해 2050년까지 100조달러의 경제적 비용이 들 것으로 예측했다. 캐머런 총리는 보고서에서 “인류가 슈퍼박테리아를 막는 데 실패한다면 의학의 암흑시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오닐은 보고서를 통해 항생제 사용에 대한 개혁과 슈퍼박테리아의 위험성을 알릴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슈퍼박테리아 감염을 막기 위해 깨끗한 상하수도 및 위생시설을 갖추고 병원도 더 청결한 환경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또 오닐은 항생제 남용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의사들은 항생제가 광범위하게 쓰이기 시작한 1950년대 이후 지금까지 환자의 증상만 보고 항생제를 쉽게 처방한다”며 “진단 기술의 발전으로 사탕처럼 먹고 있는 항생제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축의 살을 찌우기 위해 사용하는 항생제도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항생제의 70%가 가축 사육에 사용되고 있다.

슈퍼박테리아에 대처하기 위해 신약과 백신 개발도 필요하다. 오닐은 전 세계적으로 관련 연구를 위한 20억달러 규모의 ‘세계 혁신기금’을 설립해야 하며 제약회사들이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기 위해 10억달러를 투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경없는의사회 그라니아 브릭덴 박사는 “보고서는 슈퍼박테리아 관련 연구에서 중요한 첫걸음을 뗀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보고서가 슈퍼박테리아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라기보다 약 개발에 드는 값비싼 비용을 보조받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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