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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LG화학-SK이노 소송, 조기 합의로 후유증 줄여야

입력 : 
2020-02-18 0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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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14일(현지시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벌이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영업비밀침해' 소송전에서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예비결정(Initial Determination)'을 내렸다. 'SK 측이 인력과 기술을 빼가고 증거를 인멸했다'는 LG화학 주장을 미국 ITC가 받아들인 것이다. 이번 결정이 10월 미국 ITC의 최종 결정에서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따라서 SK 측이 LG와 합의하지 않은 채 ITC의 최종 패소 결정을 받을 경우 배터리 셀과 모듈, 부품소재에 대한 미국 내 수입이 금지돼 배터리사업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전기차 배터리사업은 반도체와 함께 차세대 신수종 사업으로 꼽힌다. 배터리업계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 점유율은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이 1, 2위를 달리고 있고 LG화학(4위), 삼성SDI(6위), SK이노베이션(9위)이 맹추격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3사 점유율을 합쳐도 중·일 기업에는 못 미치는 실정이다. 중국과 일본이 전기차 배터리시장의 강자로 군림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끼리 진흙탕 싸움에 매달린다면 결국 경쟁국 기업들만 득을 보게 될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져 경제에 비상이 걸릴 만큼 엄중한 상황이다. 이런 때 양사가 지루한 소송전을 계속한다면 기업 경쟁력은 떨어지고 결국 중·일 기업에 미래 먹거리시장을 내주게 될 수 있다.

LG와 SK 측은 이번 결정 후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며 합의에 나설 수 있음을 내비쳤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수년 전 자존심을 걸고 세탁기 맞소송을 벌였지만 대승적 결단으로 조기에 종결한 바 있다. LG와 SK 측도 자존심 싸움을 멈추고 조기 합의를 통해 후유증을 최소한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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