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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 착한소비가 살린다]7. 고양 ‘고마운 손’
경제 경제일반

[사회적 기업, 착한소비가 살린다]7. 고양 ‘고마운 손’

희망을 가득 담은 핸드백… ‘진짜 명품’ 입니다

알록달록한 색상과 세련된 디자인의 핸드백은 여성들의 로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땀 한땀의 바느질과 섬세한 공정, 탁월한 기술이 있어야 아름다운 핸드백이 완성된다. 꾸준한 기술혁신과 장인정신으로 명품 못지않은 핸드백 등 패션잡화 제조를 꿈꾸는 이들이 있다. 바로 새터민과 고령자, 한부모 가정,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사회적기업 고마운 손(고양시 일산서구ㆍ강태식 대표)이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핸드백 안에는 희망이라는 내용물이 가득했다.

“어서 오세요.” 지난 20일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로데오거리 상설할인매장 단지 내 고마운 손의 문을 열자 매장 안 알록달록한 색상의 핸드백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각종 지갑과 핸드백, 백팩, 남성용 벨트 등 패션잡화와 휴대전화 케이스는 진열대에서 ‘나를 사달라’며 구애하고 있었다.

이곳은 패션잡화 생산업체인 고마운 손의 오픈매장 겸 사무실, 제1공장이다. 매장에서는 시중에서 파는 제품을 30%가량 저렴하게 판매하고 뒤편의 공장에서는 부천의 제1공장에서 생산한 각종 패션잡화의 마감공정을 처리한다. 제조업과 판매업, 사무실이 한곳에 모인 1타 3피 공간인 셈이다. 고마운 손 강태식 대표는 “가격이 저렴해 방문한 손님들이 ‘진짜 가죽이 맞느냐?’고 묻는 일이 허다하다”며 “가격경쟁력은 물론 우수한 디자인으로 매장을 찾는 손님이 점차 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 2009년 문을 연 고마운 손은 당시 보건복지부, SK에너지, 열매나눔재단 등 정부, 기업, 비영리법인이 공동 설립한 사회공헌기업이자 사회적기업. 유명 패션잡화 브랜드인 MCM, 쌈지, 미소페 등의 제품을 OEM 방식으로 생산했고, 현재 조달청과 중소 신생업체의 OEM을 받아 패션잡화를 생산하고 있다. 새터민과 노령자, 장애인, 한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을 고용해 이들에게 재봉 기술 등을 가르쳐 자립할 기회를 주는 고용창출형 사회적기업이다.

출발은 좋았다. 유명 패션잡화 브랜드를 확실한 거래처로 확보해 안정적인 사업이 예상됐다. 사회적기업 치고는 꽤 큰 규모의 공장도 가졌다. 그러나 거래처가 부도가 나면서 함께 위기를 맞았고 파산 직전까지 갔다. 2억 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지난 2010년 말 강 대표가 왔다. 강 대표는 사업 전략을 과감하게 변경했다.

 

무엇보다 제품의 질과 경쟁력 확보, 판매처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가죽제품으로 유명한 피렌체 공방의 이름을 딴 우골리니라는 자체 브랜드도 만들었다. 강 대표는 “아직은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아 판매가 힘든 상황이지만, 열심히 백화점 입점 등을 위해 이곳저곳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직원들과 함께 힘을 합쳐 다시 일어나는 중”이라고 말했다.

직원들도 재기를 위해 다시 땀을 흘리고 있다. 현재 고마운 손의 직원은 총 30여 명으로 대부분이 취약계층이다. 이 중 고양 오픈매장 공장에서 에코백 생산을 하는 A씨(53)는 “고마운 손은 나와 함께 희망을 키워나가는 회사”라고 말했다. 가정주부로 지내다 가정에 위기가 닥치면서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던 A씨는 “나이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일은 물론 봉제 기술도 알려준 회사”라며 “나에게 기회를 준 만큼 회사가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싶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얼마 전부터는 더욱 안정적인 회사 경영을 위해 LED 조명기기를 신사업으로 도입했다. 기술력과 인증과정 등이 간편한 특성을 이용해 유휴인력을 투입하고, 안정적인 수입을 내기 위해서다. 현재 용인에 LED 공장을 두고 패션잡화 물량이 많지 않은 시기에는 직원들이 이곳에서 LED 생산에 박차를 가한다.

올해는 무엇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다양한 유통 판매처를 확보하고 상품의 다양화가 전력을 기울이는 게 목표다. 자체 브랜드인 우골리니를 알리려고 우골리니 닷컴 등 온라인 몰도 열어 판로확보와 브랜드 이미지 확산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또한, 경영위기라는 열병을 알았던 덕분인지 고마운 손은 사회적기업들이 함께 커 나가는 데 지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오픈매장에 고마운 손 제품 이 외에도 판매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고양시 사회적기업 10여 곳의 제품을 입점시켜 판매공간을 내 준 것도 이런 의지에서 출발했다.

강 대표는 “고마운 손은 심각한 열병을 알아봐서 사회적 기업의 어려움을 잘 안다. 사회적기업의 아픈 곳을 지원하고 자생력을 갖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면 사회적기업이 함께 건강하게 성장하고, 공존해 사회적경제도 튼튼히 구축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착한소비, 함께해요

고마운 손의 힘은 단연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직원들이다. 강 대표는 “중저가 상품이지만, 제품을 만드는 우리 직원들은 MCM, 미소페, 라코스테 등 유명 상표 핸드백과 지갑 800여 종을 생산했던 수준 높은 기술자들”이라고 자랑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멋을 내고 싶다면, 고마운 손 오픈매장 방문을 추천한다.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로데오거리 상설할인매장 타운 고마운 손 오픈매장은 시중가보다 30%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지갑, 핸드백 등 패션잡화를 판매한다. 남성용 벨트, 여성용 지갑과 가방, 휴대전화 케이스 등 고마운 손 제품 이 외에도 다양한 사회적기업의 제품도 전시돼 있어 쇼핑의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온라인 몰에서도 고마운 손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OK 캐시백, 11번가에서 고마운 손을 검색하거나 고마운 손(http://gratefulhands.tistory.com) 홈페이지에서 상품을 보면 된다. 일반 구매 고객뿐만 아니라 OEM 주문 방식을 원하는 업체나 백화점 등의 문의도 환영한다. (031-925-8008)

■저렴하면서도 예쁜 신상 ‘가득’

오픈 매장에서는 남성용 벨트를 단 1만 원에 살 수 있다. 소가죽으로 만든 수십 종의 다양한 종류를 만날 수 있다. 봄을 맞아 여성들의 마음을 훔칠 알록달록한 색상의 핸드백, 백팩, 지갑, 노트북 파우치 등 ‘핫’ 아이템들도 마련돼 있다. 각종 유명 브랜드에 OEM 주문 생산을 하면서 디자인에 변형을 준 자체 제작 상품이 다양하다. 로베르토 우골리니 등 고마운 손의 브랜드도 인기가 좋다. 핸드백 판매가는 10만 원 선이다.

■멋을 담은 휴대전화 케이스

최신 스마트폰 케이스도 다양하다. 특히 다이어리식 휴대전화 케이스는 파스텔 색조로 은은한 색감이 뛰어나며, 패션 소품과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다. 커버를 닫은 상태에서 통화가 가능하며, 내부에 카드수납 공간이 마련돼 있다.

■실내 LED 조명 기구…뛰어난 품질 자랑

관공서, 상업 및 주거공간 내 LED 조명기구를 생산한다. 평판조명, 다운라이트, 레이스웨이주차장 등 다양한 종류의 조명 기구를 안산 푸르지오, 광교 레미안 등 아파트뿐만 아니라 한양대, 대구 스타디움, 롯데시네마 등 관광서와 상업시설에 납품했다. 강 대표는 “아파트나 공공기관 등에서 고마운 손의 실내 LED 조명 기구를 이용하면 취약계층을 도울 뿐만 아니라 품질이 뛰어난 조명기구를 설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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