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중단… 재개 계획에도 예산 편성 전무

사상 유례 없는 가뭄으로 보령, 서천 등 충남 서북부 8개 시·군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아산시의 물 절약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아산시에 따르면 2003년까지 시는 기존 가구들에 절수기기를 보급했다. 보급 물량은 수도꼭지 1만 4670개, 변기 8100개이다. 2003년까지 시 가구의 절수기기 보급률은 수도꼭지 22.8%, 변기 25.2%를 기록했다.

절수기기는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수도꼭지나 변기에 추가로 장착하는 부속이나 기기로 절수 성능이 최소 20%, 최대 60%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정 등 일반 가구에서 손 쉽게 물 절약에 동참할 수 있는 절수기기 보급 사업은 2004년부터 중단됐다.

아산시는 절수기기 보급 사업을 10년 넘게 중단하고 있지만 인접 지자체인 천안시는 계속 시행하고 있다. 천안시는 물 절약 필요성이 증대하며 몇 해 전부터 절수기기 보급 물량을 기존 1000개에서 배로 늘렸다. 올해도 천안시는 세면기와 샤워기용 절수기기 2000개를 일반이나 단독주택에 보급했다. 절수기기 보급 사업에 시민들 호응은 높아 지난 5, 6월 읍·면·동을 통해 접수 받은 결과 계획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절수기기 보급사업에는 1개당 1만 원씩 총 2000만 원의 시비가 투입됐다.

아산시도 당초 절수기기 보급 사업 재개를 계획했다. 아산시는 2030년을 목표년도로 수립한 '2030 아산시 수도정비기본계획'을 지난 2013년 승인 받았다. 수도정비기본계획에는 6만 712가구에 절수기기를 보급해 절수기기 보급률을 60%까지 끌어 올린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계획은 공염불에 그쳐 아산시의 절수기기 보급 사업은 재개되지 않았다. 올해도 관련 예산이 한푼도 편성되지 않았다.

아산시 상하수도사업소 관계자는 "내년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시 차원의 절수기기 보급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민간은 아산시도 절수기기 보급 사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이은희 사무국장은 "실개천 살리기와 생태하천 조성 등에 모범을 만들고 있는 아산시가 물 절약 확산을 위한 절수기기 보급 사업을 외면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시민들의 물 절약 동참을 위해서도 절수기기 보급 사업을 시가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산시는 대청댐 저수율이 예년 대비 60% 수준인 36.8%을 보이며 이달부터 각 읍·면·동에 수돗물 절수 실천요령 등의 안내문을 비치하는 등 시민들의 물 절약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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