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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하고 미친 포미닛, 걸그룹 한계 극복했다 [이승록의 나침반]


'선정성 논란 딛고, '미쳐'로 새로운 길 찾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솔직히 포미닛을 좋아하진 않았다.

선정적인 걸그룹이라고 생각했다. '거울아 거울아'의 '쩍벌춤'은 보기 민망했다. 같은 논란만 자주 반복되니 새 음악이 기대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또 어떤 춤이 선정성 논란에 휘말릴까.'

얼마 전 포미닛이 '미쳐'를 내놓았다. 컴백 무대를 보게 됐다. 처음 느꼈다. '정말 포미닛 맞아?'

현아가 손을 들어 머리 옆에서 이리저리 흔들고 눈을 희번덕거리더니 "주변 사람들이 나 보고 미친 것 같대"라고 노래했다. 카메라를 노려보는 전지윤의 눈과 마주쳤다. 전지윤이 거칠한 목소리로 "따라 해!" 외쳤다. 움찔했다. 왠지 압도 당한 기분이 들었다.

몇 주 후, 포미닛과 만났다. 현아는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그 즈음 포미닛은 KBS 2TV '뮤직뱅크'만 빼고 각 방송사 음악프로그램 1위를 휩쓸고 있었다. 전문가들의 호평도 잇따랐다. '미쳐'를 보고 느낀 감정은 착각이 아니었던 것이다.

현아는 "예전에 보여드렸다면 지금의 스타일, 퍼포먼스 같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이런 노련미와 에너지로 나오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데뷔 7년차에 '미쳐'를 했기 때문에 더 노련미 있는 무대를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 노래하는 우리도 뿌듯하다"고 했다.


2009년 데뷔해 지금까지 선정성 논란에 여러 차례 휘말렸다. 논란을 피하려고 변화를 모색했으나 애매모호한 위치의 음악이 나오기도 했다. 그 과정을 버티고 견딘 끝에 결국 '미쳐'까지 다다르게 된 포미닛이다.

당당함과 자신감을 잃지 않고 활동한 게 포미닛만의 색깔을 만들어냈다. 이번 앨범 수록곡 '1절만 하시죠'에서 포미닛은 '1절만 하시죠. 이래라저래라. 이래라저래라', '날 아직 어리다며 훈계를 해', '그 모든 잔소릴 다 들었다면 나 지금 여기에 없을 테니까. 더 힘 빼지 마. 거기까지만 쉿'이라고 노래한다.

과거의 선정성 논란 얘기를 꺼내도 포미닛은 "그런 논란을 일으킬 만큼 우리가 섹시하게 보여준 게 없다"며 "연습할 때 보면 우리끼리는 웃는다. 전혀 섹시하단 생각이 안 든다. 더 섹시한 걸그룹이 많지 않냐"며 웃었다.


포미닛이 '미쳐'로 뛰어넘은 건 여러 걸그룹이 넘지 못하던 '섹시 콘셉트'의 한계다. 노래가 아닌 이미지가 더 주목 받는 '섹시 콘셉트'를 벗어난 것만으로도 의미 있고, 다른 걸그룹에게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

지금껏 많은 걸그룹은 '청순' 혹은 '섹시' 콘셉트의 무한 반복에서 허덕이다 쇠퇴하거나 은퇴했다. 포미닛은 이 궤도에서 이탈했다. 다른 걸그룹도 시도는 했으나, 이탈한 걸그룹은 추락 혹은 버티지 못하고 안전한 궤도로 재진입하기 일쑤였다. 포미닛은 새 궤도에 안착해 아무도 못 찾았던 새로운 길을 발견한 셈이다. '청순'과 '섹시'가 아니더라도 대중을 흔들 수 있단 걸 증명한 포미닛이다.

'미쳐'를 향한 대중의 호평에 허가윤은 "이번 앨범은 준비를 정말 열심히 했고, 참여도 많이 했다. 곡 선정도 우리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 그래서 부담감이 컸는데 좋은 평가를 받아서 뿌듯하다"며 "팬들도 많이 늘었다"고 기뻐했다. "따라 해!" 하고 매섭게 노려보던 전지윤은 "우리를 보고 진심으로 '와, 멋있다'란 말을 해줄 때 가장 행복하다"며 웃었다.

중요한 건 다음이다. 현아는 "포미닛은 색깔을 한정되게 굳혀 놓는 팀이 아니다. 다음 앨범도 힙합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이제, 포미닛의 음악이 기대가 된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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