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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인에 인구 역전될라'… 유대인 이민장려 나선 이스라엘

입력 : 2015-02-27 21:10:36 수정 : 2015-02-28 00: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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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유대 테러’ 보호 명분 러브콜 “이스라엘은 여러분의 고향입니다. 수천명의 이민자도 한꺼번에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습니다.”

유럽에서 잇따라 반유대주의 범죄가 발생하면서 이스라엘 정부의 유럽 내 유대인 이민 장려 정책이 노골화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으로 유대인 한 명이 숨지자 이스라엘 내각은 긴급 대책을 발표했다. 유럽 각국에서 이스라엘로 이주할 유대인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4600만달러(약 505억원) 예산을 편성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주택·고용·생활 지원을 약속하며 ‘안전한 고국으로 귀환하라’는 메시지를 적극 홍보했다.

이스라엘이 우방국의 심기를 거슬려가면서까지 유대인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표면적으로는 ‘유대인 보호’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자국 내 유대인 비율 감소를 막기 위한 필사적 조치임을 알 수 있다. 인구역학적 원인에 따라 ‘시오니즘 국가’ 건설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이스라엘 인구 815만7300명 가운데 유대인은 75%가량인 611만9000명으로 나타났다. 1950년 87%에 비해 12%포인트나 감소한 것이다. 유엔은 이 비율이 2025년 74%, 2035년 73%로 계속 낮아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서안지구까지 합친 영토의 인구 분포를 보면 이스라엘의 위기감은 더욱 커진다.

팔레스타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이 지역 아랍인 총 인구는 608만명으로 같은 지역의 유대인 숫자와 맞먹는다. 현재 추세가 계속되면 2020년에는 이 지역 아랍인 인구(720만명)가 유대인(690만명) 인구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새 삶을 찾아 미국과 유럽으로 떠나는 이스라엘 젊은이들의 공백이 커진 것도 유대인 끌어들이기 정책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팔레스타인 전문 매체인 ‘미들이스트모니터’는 이스라엘 이민을 연구하는 조지 카르잠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 정부의 이민 장려 정책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카르잠 교수에 따르면 이스라엘 역사에는 3번의 대규모 유대인 이주가 있었다. 나치 독일의 유대인 박해가 있었던 1930년대, 이스라엘이 독립을 선포한 1948년 직후, 그리고 소련이 붕괴한 1990년대다. 카르잠 교수는 “2000년대 이후 이스라엘은 더 이상 유대인 인구를 유인할 동기가 없어졌다”며 “이번 인구 장려책 역시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안 루스틱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서방국가에서 이스라엘로 이민간 사람의 40∼50%는 다시 이스라엘을 떠났다”며 “많은 이들이 기대를 갖고 떠났다가 실상이 다른 것을 알게 된다”고 꼬집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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