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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이자도 거의 없는… 세상엔 이런 착한대출도 있답니다

입력 | 2012-06-19 03:00:00

사단법인 ‘더불어 사는 사람들’ 취약계층에 최대 100만원 대출




8년 전 이혼의 아픔을 겪은 김모 씨(45·여). 마땅한 이력도 기술도 없던 그는 어린 두 딸과 함께 생계를 해결해야 했다. 다행히 지역자활센터를 통해 경기 안성시에서 간병인으로 일할 수 있게 됐다. 김 씨는 기초생활보장 급여 등을 합쳐 한 달에 120만 원의 수입으로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말 집주인이 월세방 보증금을 250만 원이나 올려 달라고 요청했다. 김 씨가 모아 둔 돈은 100만 원 남짓. 당장 40m²(약 12평) 정도인 월세방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였다. 처지를 딱하게 여긴 지역자활센터에서 사단법인 ‘더불어 사는 사람들’에 김 씨를 추천했다.

‘더불어 사는 사람들’은 취약계층의 자립을 돕기 위해 지난해 12월 설립된 민간단체다.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에 참여했던 각계각층 인사 260여 명이 회비를 내 기금을 조성했다. 신용이 낮아 금융권 이용이 불가능한 사람들에게 최대 100만 원을 빌려준다. 신용 조사도, 담보도 필요 없다. 연간 이자율은 단 1%. 1년간 원리금을 모두 갚으면 이자는 자립 축하금으로 되돌려주기 때문에 무이자나 마찬가지다. 이곳에서 돈을 빌려 보증금 문제를 해결한 김 씨는 “남들이 보기엔 큰돈이 아닐 수 있지만 나한테는 정말 소중한 돈”이라며 “덕분에 보금자리를 떠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시에서 작은 앨범공장을 하는 도모 씨(39)도 이곳에서 회사 운영에 필요한 급전을 빌렸다. 도 씨는 불황 탓에 2009년 파산선고를 받아 정상적인 대출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그는 “100만 원이라는 돈이 쓰기는 쉽지만 빌리기는 참 어렵다”며 “까다로운 대출조건이 없어 마음이 너무 가벼웠다”고 말했다. 이창호 상임대표(57)는 “신용과 담보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100만 원조차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대출을 떠나 지속적인 상담 및 지도로 이들이 자활 의지를 갖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사는 사람들’ 홈페이지(www.mfk.or.kr), 02-3275-7080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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