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고구마, 찌지 말고 튀겨야 혈당 유리

 

기름에 튀겨 먹으면 안 좋다는 게 상식인데, 이를 뒤집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감자와 고구마 등 탄수화물로 된 간식거리를 튀겨 먹으면 찌거나 구워 먹을 때보다 혈당이 덜 올라간다는 것이다. 같은 식재료를 쓴 간식이라도 조리법에 따라 혈당지수는 최대 3.3배까지 차이를 보였다.

2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의학영양학과 임현정 교수팀이 20-35세의 건강한 남성 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임 교수팀은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원자료를 이용해 만 1세 이상 남녀가 간식용으로 자주 섭취하는 탄수화물(전분) 식품인 옥수수와 감자, 고구마, 밤, 팥 등 다섯 가지 식재료를 선정했다. 이어 각 재료를 찌기, 튀기기, 굽기, 끓이기 등 네 가지 방법으로 조리해 만든 음식을 연구대상 남성에게 먹인 뒤 혈당지수(GI, Glycemic Index)를 식품별, 조리법별로 나눠 분석했다.

GI는 포도당과 흰빵을 기준(100)으로 어떤 식품이 혈당을 얼마나 빨리, 많이 올리느냐를 나타낸 수치이다. 일반적으로 55 이하(저GI), 56-69(중GI), 70 이상(고GI) 식품으로 분류된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 조절을 위해 가능한 저GI가 식품을 섭취해야 유익하다.

연구 결과, 다섯 가지 간식들은 조리법에 따라 뚜렷한 GI의 차이를 보였다. 찐 감자의 GI는 93.6으로 감자전(28)보다 3.3배나 높았고, 감자튀김과 구운 감자의 GI는 각각 41.5, 78.2였다. 고구마에선 군고구마의 GI가 90.9로 가장 높았고, 찐 고구마(70.8), 고구마튀김(57.7)이 뒤를 이었다. 팥은 찐 팥의 GI가 22.1로 팥죽(33.1)보다 낮았다. 옥수수의 경우 강냉이의 GI가 69.9로 가장 낮았고, 찐 옥수수 73.4, 옥수수죽 91.8의 순이었다. 밤에선 찐 밤의 GI가 57.8로 군밤(54.3)보다 약간 높았다.

임 교수는 “전분식품의 경우 조리법에 따라 물에 넣어 가열한 전분의 점도가 높아지는 정도(호화도)가 결정된다”며 “이에 따라 몸 안에서 전분의 소화, 흡수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식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조리법 별로 GI가 차이 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선 같은 식재료를 써도 죽으로 만들거나 굽거나 찌면 GI가 높아졌다. 오히려 식용유를 사용해 튀긴 음식이 상대적으로 GI가 낮았다. 고구마튀김은 군고구마보다, 감자튀김은 찐 감자보다 GI가 낮았다.

임 교수는 “튀김음식의 GI가 찐 음식보다 낮은 것은 튀길 때 사용하는 식용유의 기름(지방) 성분이 옥수수와 고구마 등 전분의 분해를 늦추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튀김용 기름이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음식이 이동하는 데 걸리는 위 배출시간을 늦춰 혈당이 급히 오르는 것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그러나 “튀김류 간식을 오래 섭취하면 비만 등 대사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므로 과다 섭취는 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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