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종인 “문재인 부추기는 사람들 점점 늘어… 그러다가 큰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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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6.03.14. 오후 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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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총선 D-30/김종인 대표 인터뷰]
“총리 적임자? 내 나이가 몇인데…”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취임 2개월을 하루 앞둔 13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있다. 그는 공천 결과를 둘러싼 반발 움직임에 대해 “몇몇 의원이 이러쿵저러쿵한다고 해서 내가 따라갈 것 같으냐”고 반문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사진)는 13일 야권 수도권 연대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수도권 연대는) 결국 선거구를 나눠 달라고 하는 것 아니냐. 당선되기 거의 불가능한 (국민의당) 사람들에게 선거구를 나눠 주는 건 별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 김한길 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요구한 수도권 연대를 거부한 것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지역별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당이) 막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역별 후보 단일화는) 당연한 이야기 아닌가. 그걸 당에서 금지할 수 있는가”라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1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후보자 간 단일화’에 대해 “(후보자 간 단일화를) 당에서 어떻게 막느냐.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친노(친노무현) 핵심인 이해찬 의원의 컷오프 여부와 관련해 그는 “이 의원 개인적인 명예도 있고 해서 내가 직접 이 의원을 (컷오프) 하겠다고 얘기한 적이 없다”면서 “최종적으로 비대위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당 전체의 승리를 위해 무엇을 할 때 가장 선거 구도가 맞느냐 하는 걸 고려해서 해결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야권 통합’에 대해서는 “이제 시기적으로 안철수 대표가 극적으로 결단을 내리는 것 외에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아직 공천을 하지 않고 비워 둔 국민의당 김한길(서울 광진갑), 박지원 의원(전남 목포) 등의 지역구에 대해서도 “월요일쯤 (공천) 확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

○ “운동권 출신을 컷오프 하겠다고 한 적 없어”

김 대표는 ‘친노·운동권 현역 컷오프(공천 배제)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을 하자 곧바로 “어떤 면에서 미흡하다는 거냐. 나는 운동권식의 당 운영이 안 된다고 했지, 운동권 (출신) 사람을 다 공천하지 않겠다고는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친노 핵심은 대부분 살아남았다는데….

“다 솎아내려면 대체할 수 있는 당선 가능한 인물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방법이 없다. 흠결도 없는데 친노라고 무조건 교체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안 맞는다. (야당은) 인적 자원이 풍부하지도 않다.”

―정청래 의원 등 일부 컷오프 된 의원들의 반발이 거센데 번복될 수 있나.

“심정은 이해한다. 그런데 최근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유행이어서 마치 SNS에서 소란스러우면 당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내가 보기엔 당에 질서가 없다. 몇몇 의원이 이러쿵저러쿵한다고 해서 내가 추종하고 따라갈 것 같은가.”

―홍의락 의원은 구제하나.

“구제 방법을 찾았지만 방법이 없다.”

―컷오프가 ‘정세균계’에 집중됐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나는 (컷오프 된) 그 사람들이 정세균 의원 패거리인지도 잘 모른다.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른다.”

―일각에선 박영선 비대위원이 공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하던데….

“내가 박영선 의원 이야기 듣고 한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다. 내가 허수아비식으로 누구 이야기를 듣고 결정한다고 생각하나.”

―홍의락 의원 탈락 등으로 영남 선거가 어려워졌다고들 한다.

“지금까지 이 당에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그동안 뭘 했는지 묻고 싶다. 영남 지역에서 제대로 된 후보자를 찾아놓지도 않은 정당이다. 준비를 안 했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공천을 신청하는 사람도 없고, 지금 찾을 수도 없다.”

―야권 통합이 무산되는 분위기인데….

“유권자들은 결국 1번(새누리당)과 2번(더민주당) 중에서 선택할 것이라 믿는다.”

―11일 국민의당 천정배 대표와 김한길 의원이 만났는데….

“(두 사람이) 의견 일치가 안 된 것 같다. (무소속) 최재천 의원이 나한테 보고했다는 말도 있다면서?”

―안했나?

“…….”

○ “비례대표? 뭐 대단한 거라고”

최근 정치 활동을 재개한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그는 “조급해하지 말아야 한다”며 “당이 조용하게 잘돼서 이겨야 문 전 대표가 목표로 하는 대권 도전이 가능하다”고 했다.

―총선에서 문 전 대표의 역할은….

“내가 역할을 어떻게 정하겠나. 다만 (문 전 대표가) ‘소외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주변에서도 부추기는 사람들이 있다. 요새 그런 사람들이 더 늘어나는 것 같다. 그러다 큰일 난다. 당이 화합이 안 돼 이 꼴이 됐는데, 또 분란이 일어나면 결과가 뻔한 것 아닌가.”

그는 1월 자신을 영입하러 온 문 전 대표에게 했던 이야기도 소개했다.

―비례대표 제안도 있었다는데….

“(문 전 대표 측에서) 비례대표 2번을 준다고 해서 내가 핀잔을 줬다. ‘내가 비례대표 하나 오퍼(제의)한다고 거기에 따라갈 사람이냐’고. 그런 유치한 소리는 듣기도 싫다. 그게 뭐 대단한 거라고.” 그러나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김 대표가 명확한 답은 하지 않고 있지만 충분히 (비례대표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 “이 당 수준이 그 정도”

비례대표 후보자에 대해 그는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비례대표 경선 없다. 전략적으로 하겠다’고 했는데 그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제와 관련된 인물이 전면 배치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사람이 많다고 경제가 잘되는 게 아니다”고 했다.

총선 전략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대통령과 각을 세울 것”이라며 “일반 국민이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경제 실정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했다.

―컷오프 된 지역에 투입할 인물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도 있는데….

“사람이 없긴 하지만 그 지역들은 금방 채워질 것이다. 공관위에서 추려서 (여론조사) 다 해서 적합한 사람을 투입할 거다.”

―총선이 끝나면 의원들 불만이 터져 나올 텐데….

“요새 저녁에 여의도에서 술 마시면서 ‘선거 끝나면 두고 보자, 뒤엎겠다’고 하는 의원들이 있다는데 누구인지 다 안다. 이 당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 된다. 그런데 목소리 크다고 해서 그 사람들 목소리 듣다가 당이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 아니냐. 나까지 그 사람들 목소리 따라야 된다? 그 순간 내가 가버릴 것이다. 가버리면 당의 꼴이 어떻게 될지 뻔히 보이는데….”

―일각에선 개헌이 된다면 김 대표가 내각제 총리로 적임이라는 얘기도 한다.

“내가 지금 나이가 몇 살인데….”

한상준 alwaysj@donga.com·우경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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