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각광받는 ‘사회적기업’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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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12   |  발행일 2014-07-12 제13면   |  수정 2014-07-12
취약계층에 일자리 등 제공…‘착한 경제’아이콘
일자리/각광받는 ‘사회적기업’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며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사회적기업은 가치에 대한 공감과 긍정적 사례들을 선보이며 최근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9월 지역의 대표 사회적기업인 대구현대음악오케스트라가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음악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대구현대음악오케스트라 제공>

최근 몇 년간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고용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노동시장은 더욱 얼어붙었다. GDP성장률은 2010년 6.3%를 기록한 이후 2011년 3.6%, 2012년 2.0%로 계속 내림세며, 올 2월 청년층 실업률은 10.9%로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러한 고용불안과 실업문제가 사회적 취약계층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저소득층과 장애인, 결혼이민자 등 취약계층은 공공부문이 제공하는 사회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해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는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고용 없는 성장시대에 단순히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면서 최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사회적기업’이다.

2007년 7월1일부로 출발해 올해로 7년째를 맞은 사회적기업은 7년 만에 1천개를 돌파했다. 최근엔 SK를 비롯한 대기업들도 사회적기업에 뛰어들면서 그 영역과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가고 있는 중이다.
이윤만 좇는 기업의 한계 넘어
더불어사는 대안 경제 떠올라
대구·경북 113개 등 전국 1124개

정부의 다양한 지원 ‘마중물’
지역밀착형 네트워크 구축
공공기관 우선구매 등 활발
기업 수·고용규모 늘어날 전망

◆사회적기업 현황

사회적기업은 이윤창출이 주목적인 영리기업과 달리 취약계층에 사회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통한 영업활동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을 말한다. 즉 영리기업과 비영리기업의 중간형태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기업이다.

7월9일 기준 전국적으로 1천124개의 사회적기업이 존재하며, 지역에는 대구 47개, 경북 66개가 있다. 예비사회적기업(대구 54개, 경북 97개)까지 합하면 264개에 이른다.

유형별로는 일자리제공형이 94개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며, 혼합형(일자리제공+사회서비스제공) 10개, 기타 4개, 사회서비스제공형 3개, 지역사회공헌형 2개 순이다. 업종별로는 문화예술과 식품제조가 각각 18개로 가장 많고 제조 17개, 청소·환경 15개, 교육 14개, 돌봄 12개, 식품유통 11개, 기타 8개가 뒤를 이었다.

지금까지 고용인원(4대보험 가입 기준)은 총 2천211명으로 기업당 평균 22명이다. 이 중 취업 취약계층은 1천392명으로 약 63%의 비중을 차지한다. 근로능력은 있지만 취업 사각지대에 있어 일을 하지 못했던 지역의 취약계층에 상당한 고용창출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사회적기업으로 지정 시 최대 5년간 연차별로 신규 고용 인력에 대한 인건비를 비롯하여 최대 3억원 내에서 수익사업을 개발·발전시키기 위한 사업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여기에 경영컨설팅과 금융, 국세·지방세, 4대 보험료 등의 지원이 추가로 이뤄져 기업 운영에 부담과 어려움을 느끼는 대표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우수 사회적기업

대구시 남구에 위치한 대구현대음악오케스트라는 말 그대로 현대음악을 공연하는 예술단체다. 예술교육사업과 문화저변 확대를 목표로 2010년 12월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됐다. 악기연습실이 집적된 곳에 위치해 처음엔 동네 주민들로부터 시끄럽다는 항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주민들을 초대해 야외에서 무료 공연을 정기적으로 펼쳐 온 현대음악오케스트라는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하며 문화관광부장관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국토해양부가 주최한 ‘도심재생활력증진사업’에서 전국 3등을 하기도 했다. 상금은 구청 등과 협의해 청소년 창작센터와 대명2동 일대 보도블록 교체, 동네 정비 등에 썼고, 주민들도 적극 호응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학교와 연계해 지역의 문화예술공간을 체험하는 ‘예술의 산실 투어’를 진행하고, 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발표회 등에도 출연하며 어느덧 지역의 대표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했다.

최홍기 대표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활동하니 아이디어가 생기고 불러주는 곳도 많아졌다. 자연히 고용도 늘리고 기업도 성장할 수 있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기 때문에 사회적기업이 가진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안동에 위치한 유은복지재단 나눔공동체는 중증장애인들과 함께 새싹 등 작물재배업을 하며 동종업계 생산량 전국 1위, 시장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칠곡의 <주>제일산업 역시 종이컵 제조업체로서 동종업계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하며 4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중이다. 이들 모두 일자리창출사업 종료 후에도 전원 정규직으로 고용전환을 하며 고용규모를 확대해가고 있다.

올해 대구고용센터는 예비사회적기업에 대한 컨설팅 강화로 50개의 사회적기업을 추가로 발굴하며 2017년까지 300개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 내실화를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사회적기업 전문인력 지원사업도 진행한다. 또 지역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한 판로개척 지원과 다양한 행사를 통해 네트워크를 확대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에는 지역기업과 고용노동청, 교육청, 사회적기업이 연계해 문화예술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학생들에게 공연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사회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강미영 대구고용센터 지역협력과 팀장은 “사회적기업은 구인·구직난을 겪고 있는 지역사회와 구성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기업이 가진 가치에 공감해 최근 다양한 분야별로 많이 생겨나고 있는 중으로 그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는 지역밀착형 활성화 네크워크를 구축하고 지역 기업의 후원 확대, 공공기관 사회적기업 우선구매 등을 통해 내실 있게 키워나갈 계획이라 구직자들도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준영기자 jy259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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