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북한에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면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체 발언의 맥락은 비핵화 협상을 촉구하는 내용이지만 미국과 북한 사이 협상이 본격화된 후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 사용을 사실상 처음 언급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이에 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일 군 고위 간부들을 대동하고 백두산에 올랐고 이달 하순에 이례적으로 노동당 전원회의를 개최한다고 예고했다. 그들 나름대로 협상 시한이라고 제시해 온 연말이 다가오자 중대 조치를 예고하며 결기를 다지는 모습이다.
미국과 북한의 하노이 정상회담이 올해 2월 결렬된 후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미국이 연말까지 새 계산법을 갖고 나와야 한다"며 비핵화 협상에 '연말 시한'을 제시했다. 그 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개인적 친분을 내세우며 올해 6월 말 판문점에서 전격적으로 회동하기도 했지만 협상에는 아무런 진척도 없었다. 미국은 '선 비핵화 후 경제지원' 원칙을 고수해 왔고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전면 철회와 단계적 비핵화를 요구하며 맞서 왔다. 지난 10월 스웨덴에서 열린 미·북 실무협상이 결렬되고 이제 점점 연말이 다가오자 양측 사이의 심리전은 고조되고 있다. 다시 벼랑 끝 대결로 나아가는 모양새다. 2017년처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모든 위기 가능성에 대비해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할 시점이다.
다만 미국이든 북한이든 대화 외에는 뾰족한 해결 방안이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경제 건설을 강조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도 대화를 기피하고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서로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긴장을 고조시키기보다는 비핵화 협상을 조금이라도 진척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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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트럼프-김정은 `말 폭탄`만 말고 비핵화 협상에 집중하라
- 입력 :
- 2019-12-05 0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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