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입점업체 ‘눈물의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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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내 일식 레스토랑인 ‘히데야마모토’ 앞에 영업 중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덩그러니 붙어 있다. [김호영 기자]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에비뉴엘동 6층 식당가. 이곳 한편에 들어선 고급 일식 레스토랑 ‘히데야마모토’ 앞에는 영업 종료를 알리는 안내판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롯데 측에 따르면 히데야마모토는 지난 1일부터 영업을 종료하고 3개월 만에 매장을 전격 철수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에 본점을 둔 히데야마모토는 일본 도쿄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에서 20여 개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는 정통 외식업체로 지난해 10월 제2롯데월드 개장과 함께 우리나라에 처음 진출했다. 롯데 측도 제2롯데월드의 상징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국내 최초 출시 식음료 매장을 대거 입점시켰다. 하지만 애초 5년 입점 계약을 맺고 제2롯데월드에 들어선 히데야마모토는 결국 영업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석 달 만에 문을 닫고 말았다.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10월 의욕적으로 개관한 제2롯데월드에서 각종 안전 문제가 제기되면서 고객들 발길이 뚝 끊긴 탓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중순 제2롯데월드 쇼핑몰동 지하 1층 수족관(아쿠아리움)과 엔터테인먼트동 6층 영화관(롯데시네마)이 안전 문제를 이유로 문을 닫으면서부터 히데야마모토를 비롯한 이곳 입점업체들도 덩달아 매출 부진에 시달려왔다. 제2롯데월드 내 핵심 엔터테인먼트 시설 두 곳이 영업을 하지 않자 식음료점 등 주변 입점업체들 신음도 깊어지는 것이다.


패션 분야 입점업체와 달리 외식업체가 한 공간에서 철수하면 곧장 후속 업체를 찾는 게 쉽지 않아 롯데 측도 상당히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롯데 관계자는 “5년 계약을 맺은 식음료점이 철수 일자를 우리와 협의하지도 못하고 영업 석 달 만에 문을 닫아버린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수족관과 영화관 근처에 관련 고객을 노리고 들어선 업체들도 영업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수족관 정문 바로 앞에 위치한 프리미엄 한식 푸드코트인 ‘푸드캐피탈 왕궁’이 대표적이다. 외식업체 아모제푸드의 푸드라운지 브랜드인 푸드캐피탈이 600석, 총 1750㎡(530여 평) 규모로 마련한 왕궁은 일반 푸드코트와 달리 한식 230여 종 메뉴를 제공하는 고급 식당가다. 특히 조선시대 왕궁을 모티브로 양반가, 종가, 마당 등 당시의 다양한 주거 형태로 외관을 꾸며 화려함을 자랑하는 곳이다.

수족관 방문 고객이 자연스레 들를 수 있도록 입점 위치까지 잘 잡았지만 왕궁은 현재 극심한 매출 부진에 빠져 있다. 아모제푸드 관계자는 “유동 고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해 내부 인테리어에만 수십억 원을 들여 왕궁을 마련했다”며 “하지만 수족관 영업정지 후 지금은 월 매출이 개장 초기 때보다 70%나 감소한 상태”라고 털어놨다. 특히 그는 “매출이 줄어들어 매출 일정 부분을 롯데 측에 내는 입점 수수료도 줄긴 했지만 영업도 안 되는데 수수료만 계속 내야 하는 처지”라고 덧붙였다.

외식업체 썬앳푸드가 운영하는 유명 레스토랑 체인인 ‘매드포갈릭’은 엔터테인먼트동 롯데시네마 안에 위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레스토랑은 지난해 12월 영화관 잠정 폐쇄와 동시에 영업을 중지했다. 좌석과 매장 내부 집기는 그대로 뒀으며 인력만 모두 철수한 상태다.

히데야마모토와 매드포갈릭 등 식음료점뿐만 아니라 쇼핑몰동 내 의류업체 한 곳도 현재 다른 매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영업을 중지했으며 인근에 마련된 액세서리업체도 현재 철수한 상태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제2롯데월드에서 문을 닫은 입점업체는 모두 4곳에 달한다.

한 입점업체 관계자는 “영화관과 수족관에 대한 서울시 방침은 여전히 ‘안전점검을 다시 해 재개장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것이지만 두 영업점 폐쇄 두 달이 지나도록 진전된 상황은 거의 없다”고 하소연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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