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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국 딸 파문이 다시 불지핀 `금수저 학종`에 대한 불신

입력 : 
2019-08-23 0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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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입시를 둘러싼 각종 특혜의혹이 불거지면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지고 있다. 고교 재학 중 의학논문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등 부모의 인맥을 통해 스펙을 쌓고 이를 대학입시에 활용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상류층의 입시를 다룬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빗대 '조국 캐슬'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또한 그동안 '금수저 전형' '깜깜이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학종의 구조적 문제도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조 후보자 딸이 2010학년도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에 합격한 세계선도인재전형은 지금의 학종 전신인 입학사정관전형이다. 이명박정부 때 도입된 입사관 제도는 교과성적 외에 다양한 외부 활동을 반영해 학생을 선발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스펙 쌓기 경쟁이 과열되면서 부모의 지위와 경제력이 입시 결과를 좌우하는 부작용이 커지며 금수저를 위한 전형으로 전락했다. 일부 교수들이 학자적 양심을 저버리고 자기 자녀를 논문 저자로 끼워넣는 편법·탈법도 성행했고, 교수들끼리 짬짜미로 자녀 스펙을 관리해주는 행태도 난무했다. 교육부 조사 결과 2007년부터 10년간 교수 255명이 논문 410건에 자녀를 포함한 미성년자를 공저자로 기재한 것으로 드러나 학부모들의 공분을 샀다. 최근인 2015·2016학년도 입시에서도 전북대 한 교수의 자녀 두 명이 '논문저자 끼워넣기'로 부정 입학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회지도층의 비리 때문에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라는 비판이 빗발치자 교육부는 소논문, R&E(Research & Education), 외부활동 등을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에 기재하지 못하도록 제도를 바꿨다. 하지만 소논문은 '보고서' 등으로 변형돼 여전히 학생부나 자기소개서에 반영되고 있고,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이 입시에 영향을 주는 것도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자기소개서 작성을 대행해주는 고액 사교육 컨설팅도 성행하고 있다. 자녀에게 이런 지원을 할 수 없는 서민들은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문제는 학종을 포함한 수시 비중이 2020학년도 77%에 달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라는 것이다. 학종의 공정성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이 여전히 팽배한 만큼 교육부는 제도를 철저히 재점검해 개선책을 내놔야 한다. 투명성 확보를 위해 과도한 수시 비율을 축소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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