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시계를 만들어온 세계 전통 시계 업체들이 패션용으로 진화하는 애플워치에 맞서 기계식 시계에 스마트 기능을 결합해 만든 '스마트워치'를 내놓으며 대반격에 나섰다.
20일(한국시간) 스위스 바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시계·보석 박람회에서 최대 화두는 단연 '스마트워치'였다.
애플이 다음달 출시하는 '애플워치'에 맞서 전통 시계 업체들은 이른바 '기계식 스마트워치'를 차세대 무기로 들고 나온 것이다.
이날 바젤 월드에서 스위스 명품시계 업체 '태그호이어'는 "구글·인텔과 협력해 스마트워치를 오는 11월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고급차 벤틀리와 제휴해 더욱 명성을 높인 '브라이틀링'도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스마트워치를 박람회장에서 선보였다. 155년 전통을 자랑하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는 이날 "구글·인텔과 협력해 기계식(오토매틱)으로 작동하는 스마트워치를 연내에 출시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 태그호이어는 이 시계의 기계식 메커니즘 부분을 직접 담당하며 인텔은 프로세서를, 구글은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웨어를 각각 공급하기로 했다. 올 4분기쯤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태그호이어 스마트워치는 구글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최초의 스위스제 고급시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교함과 정밀함이 생명인 스위스 기계식 시계에 스마트 기능을 입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이메일이나 메시지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4월에 시판될 '애플워치'나 기존 '삼성 기어' 등은 스마트폰 연동성에 초점을 둔 스마트워치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장클로드 비버 태그호이어 CEO(LVMH그룹 시계보석 부문 회장 겸)는 이날 "이번 파트너십은 스위스 고급시계 제조 기술과 미국 실리콘밸리 IT가 만나 강력한 시너지를 불러일으켜 윈윈하는 결과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데이비드 싱글턴 구글 기술담당 임원도 "미(美)와 기술의 융합을 위한 세 기업의 만남으로 더 좋고, 더 아름답고, 더 똑똑한 시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로서는 태그호이어와 협력해 안드로이드 웨어를 프리미엄 버전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구글은 웨어러블 전용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웨어를 통해 삼성, LG, 화웨이 등과 함께 보급형 제품 양산에 주력해 왔다. 인텔과 웨어러블 기기에서 협력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태그호이어와 맺은 파트너십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인텔로서도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분석이다.
이날 바젤 월드에서는 또 다른 명품시계 업체 '브라이틀링'도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스마트워치인 'B55 커넥티드' 시제품(콘셉트워치)을 발표했으며 프레드릭 콘스탄틴과 몬데인워치도 각각 자체 스마트워치를 내놨다. 명품 브랜드 구찌도 바젤 월드에서 전화 통화와 이메일이 가능하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스마트밴드(i.am 플러스)를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다. 스와치그룹 역시 이번 바젤 월드에서 일부 IT 접목형 시계 제품을 내놓으며 시류에 편승했다. 이로써 명품시계 분야에서도 '스마트워치' 경쟁이 본격적으로 일어날 전망이다. 애플이 4월 출시할 애플워치는 최저 349달러, 최고 1만7000달러다. 가격이 1만∼1만7000달러로 책정된 18K 금장형 모델은 고급시계 시장을 직접 겨냥한 제품이어서 스위스 시계 업체들이 긴장해왔다.
전자업체들도 점차 디자인을 입힌 고급화 전략을 쓰면서 '스마트워치'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LG전자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디자인이 뛰어난 '어베인'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도 기존 '삼성 기어' 차기 시리즈로 세련된 라운드 디자인을 갖춘 '오르비스(가칭)'를 준비하고 있다.
[바젤(스위스) = 김지미 기자 / 서울 = 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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