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만8900원 가격 승부 통할까

/그래픽 = 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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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승부수 'LG 윙'이 새로운 폼팩터 만큼 과감한 가격 정책과 마케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22일 LG전자는 내달 초 출시하는 전략 스마트폰 LG 윙의 가격을 109만8900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스마트폰 부품 가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디스플레이를 2개 탑재한 이형(異形) 스마트폰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바(bar) 타입의 일반 플래그십 스마트폰보다도 낮은 가격을 책정한 것이다.

LG 윙은 공격적인 가격과 함께 예약 판매 프로모션을 없애는 마케팅 실험도 택했다. 대신 10월 한 달간 이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2년 내에 스크린이 파손 됐을 때 교체비용의 70%를 할인해주는 할인권을 증정한다.


모험적인 제품, 모험적인 가격


LG 윙은 스마트폰의 진화된 사용성을 발굴하는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첫 번째 제품이다. LG전자는 LG 윙이 모험적인 제품인 만큼 가격 허들을 낮추기 위해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스마트폰 'LG 윙' / 사진 = LG전자
LG전자 스마트폰 'LG 윙' / 사진 = LG전자

앞서 출시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2'는 239만8000원, '갤럭시Z 플립 5G'는 165만원이다. 또 같은 회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20'은 119만9000원, '갤럭시 노트20 울트라'가 145만2000원이었다.

경쟁 제품 가격을 미뤄봤을 때 올 2분기까지 2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손해 보면서 팔 여유가 없는 LG전자 MC사업본부 입장에선 '뼈를 깎는' 가격 절감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이형 스마트폰은 높은 연구개발(R&D) 비용과 제품 양산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초기 출고가가 일반 스마트폰보다 높은 편이다.


사전예약 없이 바로 판매


앞서 100만원대 초반부터 120만원대까지 다양한 가격 전망이 나오던 LG 윙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통상적으로 각종 사은품과 할인 혜택을 지급해 소비자를 유혹하는 사전판매를 포기하는 '강수'를 뒀다.

/사진 = LG전자 제공
/사진 = LG전자 제공

마케팅 비용을 절감해 가격을 최대한 낮추고, 당일 출시를 통해 제품에 호기심을 갖고 있는 이용자들을 실제 구매로 곧바로 연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선 사은품 혜택보단 출고가 자체가 낮아지길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사전예약 대신 가격 인하로 가닥을 잡은 이유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LG 윙이 전에 없던 폼팩터의 제품인 만큼, 소비자들이 실제로 만져보지 못하고 제품 구매를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진표 만만치 않네


LG 윙이 출시될 다음달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FE'가 출시되고 애플의 '아이폰12'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코 만만치 않은 대진표다.

앞서 출시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2는 예약판매량만 8만대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사실상 폴더블폰은 이형 스마트폰 중 가장 먼저 입지를 굳힌 상태다.

삼성전자는 여세를 몰아 '갤럭시S20'의 보급형인 갤럭시S20 FE를 오는 23일 언팩 행사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갤럭시S20 FE는 소비자들의 선호가 높은 색상과 기능을 취사 선택해 맞춤형으로 접근하면서 가격은 80~90만원대의 실속형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가성비만 놓고 보면 대적하기 어려운 상대다.

갤럭시S20 FE / 출처=에반 블래스 ​​​​​​​
갤럭시S20 FE / 출처=에반 블래스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의 대기 수요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12는 5G 지원을 제외하면 하드웨어적으로 변화가 적고, 가격도 전작보다 50달러 정도 올라 가장 저렴한 모델도 100만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젊은층의 높은 브랜드 선호도와 탄탄한 애플 생태계가 버티고 있어 여전히 하반기 '기대 1순위'로 꼽힌다.

LG전자는 소비자들에게 안정적인 선택지 대신 '모험'을 택하게 만들어야 한다. LG 윙이 고심 끝에 택한 109만8900원이란 가격이 충분한 도발이 될 지 다음 달 결론이 날 전망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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