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봄, 대리처방·한국 반출 美실정법 위반"
특송우편 밀반출 행위만으로도
美 실정법상 10년 이상 징역형
유명 걸그룹 2NE1 멤버 박봄(31)씨 측이 마약류인 암페타민 각성제를 미국에서 ‘대리 처방’을 통해 국내로 밀반입했다고 검찰에 해명한 것이 현지 실정법 위반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암페타민 각성제를 미국 외 다른 나라로 밀반출하는 행위 역시 연방법 위반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의 암페타민 각성제 밀반입 파문이 국제 문제로 비화할지 주목된다.
7일 미국 의료계 관계자와 법조계에 따르면 암페타민 각성제를 미국에서 한국으로 밀반입한 박씨는 최소 두 건 이상의 미국 현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해명한 대로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대학병원에서 지인이 박씨를 대신해 암페타민 각성제를 처방받았다면, 이는 미국 연방법을 어긴 것이 된다.
미국 마약단속청(DEA)은 암페타민 각성제를 마약류이지만,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처방토록 하는 ‘2종 규제약물(control2)’로 지정하고 있다.
미국 규제약물법(Controlled Substance Act) 829조 A항에는 2종 규제약물은 반드시 의사가 복용자에게 직접 처방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미 약물을 수령한 처방전으로 재차 약국에서 약을 구입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약을 처방받을 때마다 직접 의사를 만나 진찰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처방 없이 환자에게 암페타민을 사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마저도 응급상황으로 제한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대리 수령도 불가능하다. 박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 암페타민을 소지했다가 적발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박씨가 약을 처방받은 병원이 있는 곳으로 알려진 캘리포니아주의 건강안전법 11377절은 처방 없이 2종 규제약물을 소지하는 경우 1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LA 지역의 약사 강민지(28)씨는 “장기간 암페타민을 복용한 환자에게 직접 진료 없이 이메일 또는 전화통화만으로 처방하는 사례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것 또한 법으로 허용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설사 합법적으로 처방받았다고 해도 암페타민 각성제를 미국 밖으로 빼돌리는 행위는 엄격하게 금지된다. 규제약물법 953조 C항은 암페타민 각성제 복용을 허용하지 않는 나라로 수출하는 행위를 불법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의학 또는 과학적 연구 목적일 경우에만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할 뿐이다.
따라서 박씨 측이 의사 진찰을 통해 직접 처방받았고 치료를 위한 것이라고 해도 타인이 암페타민 각성제를 국제 특송우편으로 보낸 것은 미국 실정법에 비춰봐도 엄연한 밀반출 행위로 10년 이상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다.
미국의 한 변호사는 “미국 내에서 치료 용도로 합법 처방하는 약물이므로 처벌하지 않겠다고 한 (한국 검찰) 결정은 한국에서 발생한 사건임에도 미국법을 적용해 박씨 사건을 처리하겠다는 것”이라며 “미국에서조차 불법이라고 의심되는 정황이 많아 미국 수사기관도 수사해 처벌할 수 있는 사안을 수사조차 하지 않고 종결한 것은 한국 검찰이 명백히 직무를 유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호 기자 com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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