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민생, 사라진 정부

서울메트로 용역업체 장악한 ‘메피아’

김원진·이유진 기자

퇴직 임직원들 대거 고용

대부분 ‘정비’와 관련 없어 기술직 직원에 업무 몰려

열아홉살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이 퇴직한 서울메트로 임직원이 기존 업무와 관계없는 하청업체로 이동해 높은 대우를 받는 ‘메피아’(메트로+마피아)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메트로에는 2008년부터 퇴직한 임직원이 하청업체로 옮겨가는 관행이 생겼다. 행정자치부, 감사원으로부터 경영효율화 추진 요구를 받아온 서울메트로는 2008년 12월 전동차 경정비 업무 일부를 민간에 위탁했다.

외주용역은 정규직 감축을 명분으로 실시돼 정규직 명예퇴직자들이 대거 용역업체로 이동했다. 용역회사에 ‘전적자’(서울메트로 퇴직자) 채용 30%를 계약조건으로 달았고, 이들의 임금도 서울메트로의 60~80%까지 보장하도록 했다. 서울메트로와 스크린도어 정비·관리업체 은성PSD는 2011년 12월1일 210억원 규모의 용역 계약을 맺었다.

서울메트로 퇴직자들은 어김없이 은성PSD에 대거 고용됐다. 은성PSD로 자리를 옮긴 서울메트로 출신 ‘전적자’는 계약직 채용직원의 2배가 넘는 월급 400여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은성PSD 소속 김모씨(19)는 세후 월 150만여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적자’들은 채용직원들과 업무량도 달랐다. 황준식 은성PSD 노조위원장은 1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역에 있는 은성PSD 강북사업소에서 서울메트로 출신 제2노조원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황 위원장은“전적자들은 대부분 역무원 출신으로 스크린도어 수리는 잘 모르기 때문에 채용직원들의 업무 강도가 세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은성PSD 직원 143명 중 기술자격증 보유 비율은 41%(59명)에 불과하다.

한지양 노무사는 “서울메트로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전적자들의 근로조건을 결정했는데 이 때문에 은성PSD에서 자율적으로 채용한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로조건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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