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내달초 'e북' 진출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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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자료, 모바일 전자책 유통플랫폼 '슬라이드' 오픈 임박
- 멀티미디어 e북· 분절형상품등 기존 콘텐츠 시장과 차별화

[이데일리 류준영 기자]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내달 초 전자책(e북) 시장에 진출,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10일 카카오 내부자료에 따르면 모바일 e북 유통 플랫폼인 ‘카카오 슬라이드’ 서비스가 다음달 초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는 단기간 성공신화를 그려낸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카카오스토리(3월 개설)’와 모바일 게임 플랫폼 ‘게임하기(7월)’에 이은 카카오의 야심찬 세 번째 도전 프로젝트이다.

서비스개시 5개월만에 가입자수 2500만명을 확보하며 국민 SNS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카카오스토리와 ‘애니팡’을 두달여 만에 다운로드 건수 2000만, 하루 방문자 수 1000만명의 국민 모바일게임 반열에 올린 카카오 게임하기의 그간 저력만 보더라도 카카오 슬라이드가 e북 시장에 미칠 파장이 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카카오 슬라이드는 콘텐츠를 판매하는 ‘콘텐츠 스토어’와 e북 콘텐츠를 스마트기기에서 볼 수 있는 ‘슬라이드 뷰어’로 구성됐다. 소비자는 원하는 e북 상품을 카카오 결제 수단인 ‘초코’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기존 e북이 흑백화면에 텍스트 위주였다면 카카오 슬라이드는 텍스트와 비디오 혹은 텍스트와 이미지, 이미지와 오디오식으로 콘텐츠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e북을 지향했다.

아울러 기존 e북 콘텐츠는 베스트셀러 중심의 문학이나 에세이형이 많았다면 카카오 슬라이드는 스마트폰 사용 특성을 고려해 짧은 시간 내에 읽을 수 있는 생활밀착형 도서들로 채워진다. 예컨대 데일리 외국어나 ‘추억의 얼음과자’, ‘누구나 좋아하는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등 일주일에 하나꼴로 업데이트 되는 요리책 시리즈 등을 들 수 있다.

카카오 슬라이드는 e북 시장 맹점이던 수익구조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슬라이드는 우선 e북 상품의 구성을 더욱 세분화 했다. 단행본은 ‘단품 슬라이드’로, 헤리포터와 같은 시리즈물은 ‘시리즈 슬라이드(연재형+테마형)’로 서비스 할 수 있으며, 출판사에서 이미 시리즈 형태로 출간한 전집과 같은 상품을 ‘베스트 도서 리패키징 프로젝트’ 슬라이드로 구분해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완결된 콘텐츠가 하나의 가격으로 상품화되던 기존 e북과 달리 슬라이드는 ‘분절형 상품’으로 판매 가능하다. 즉, e북을 개별주제나 목차에 따라서 잘게 나눠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 예컨대 논문이나 연구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관련 도서를 통째로 사지 않아도 인용할 구문이나 필요한 데이터가 수록된 페이지만을 별도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e북 시장이 단일상품이나 일부 제한된 패키지 상품 판매 중심으로 운영돼 유연성이 제한적이었다면, 슬라이드는 단일·패키지· 자유이용권· 정기구독권 등 다양한 상품 패키징 구성이 가능해 유료 콘텐츠 구매자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카카오 슬라이드는 콘텐츠에 대한 평가나 반응을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 등의 자사 서비스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사용자가 구매한 슬라이드의 7일 임대권을 카카오톡 친구에게 선물할 수 있는 ‘1+1선물기능’과 카카오톡 친구들이 구매한 슬라이드 기준으로 한 랭킹서비스 등을 통해 유료 콘텐츠 구매를 유도할 계획이다.

최근 발매되는 스마트폰의 화면크기가 4~5인치대로 커지고, 해상도도 풀HD급으로 월등히 개선됨에 따라 e북 콘텐츠의 작은 글자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점이 카카오 슬라이드의 성공가능성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이는 최근 전자책 단말기가 10만원 선으로 떨어져 가격경쟁력을 갖췄다고 할지라도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길 들여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기 힘든 저사양 단말기라는 점에서 카카오 슬라이드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이처럼 따로 전용 단말기를 구매하지 않아도 되며, 쉽고 간편하게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촘촘히 이어진 카카오 네트워크망을 통해 매일매일 업데이트된 정보를 친구 추천 등의 서비스로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카카오 슬라이드 서비스 구독자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전용 단말기를 구매해야 볼 수 있는 기존 e북 업체인 교보문고와 예스24는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해당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슬라이드가 전자책 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나, 기존 e북 사업 매출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내부에서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카카오 슬라이드를 스마트폰에서 구현한 샘플


류준영 (j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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