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혐의' 박준영 지역구, 지역위원장 선정 기싸움 '치열'

[the300]국민의당 지역위원장 공모…영암·무안·신안에 2명 지원 등 호남 경쟁 치열

김태은 기자 l 2016.05.24 17:20
국민의당 안철수(가운데), 천정배(왼쪽) 공동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故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이 엄수된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묘역에 참배 및 헌화하고 있다. 2016.5.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내년 재보궐선거 가능성이 점쳐지는 전남 영암·무안·신안 지역을 두고 국민의당 내부의 샅바싸움이 시작됐다. 현재 국민의당이 진행 중인 지역위원장 재선정 작업에서 이 지역 등을 두고 호남 중진들 간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됐다는 지적이다.

24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지난 9~20일까지 이뤄진 지역위원장 공모 신청 결과 영암·무안·신안의 지역위원장에 두 명이 지원했다. 20대 총선에서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가 당선된 지역이지만 박준영 당선인이 국민의당에 합류하기 전에 이 지역 예비후보로 나서려고 했던 지역 인사들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박 당선인은 이번 지역위원장 공모에 지원하지 않았다.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조만간 검찰 기소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어서 이에 따라 당원권 정지가 예상되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박 당선인이 검찰 기소 후 당선 무효 판결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분위기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 내년 재보선을 치를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호남 맹주'로 확고한 위치를 점한만큼 이 지역에 지역위원장으로 선정되는 인사가 내년 재보선에서 공천을 받고 당선될 가능성도 커 벌써부터 지역위원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재보선 여부와 무관하게 호남 지역의 다른 지역구의 지역위원장 경쟁도 만만찮다. 지역위원장 공모 신청을 받은 결과 총 253개 지역구 중 231개 지역에서 360명이 신청 1.4대 1을 기록한 것에 비해 전북 지역은 1.6대1, 전남 지역은 2.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북 지역 10곳 중 7곳, 전남 지역 10곳 중 8곳에 현역 의원들이 버티고 있고 이들 의원이 지역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경쟁률은 훨씬 더 올라간다.

국민의당 내에서는 호남 지역 지역위원장 선정을 두고 호남 중진들 간 기싸움이 시작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호남 지역 의원들은 천정배계와 박지원계, 김한길계 등으로 크게 나뉘지만 어느 한 쪽도 확고한 우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지역위원장 선정 작업에서 자기 사람 심기 경쟁이 시작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당 원내대표를 맡아 당내 주류로 올라선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 등도 '호남 맹주'의 꿈을 갖고 있어 호남을 둘러싼 국민의당 호남 중진들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내년 대선에서 야권 주자들이 호남 지역의 확고한 지지를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호남이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호남 맹주로 올라서면 대선에서 중요한 키를 쥘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위한 물밑 다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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