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도 증시 랠리 이어질까

부채한도협상 타결 가능에 시장 관심 FOMC로 이동

2023-06-02 11:40:31 게재

실물경기와 괴리된 증시 … 변동성 요인 산적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 … 중국 경기회복 부진

최근 한 달 간 글로벌 증시는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선진국 증시의 경우 1.2% 상승했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뉴욕증시는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회복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3% 넘게 상승했다. 선진국 증시 상승보다 두 배가 넘는다.

글로벌 증시 랠리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실물경기와 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자극시킬 요인 또한 여전히 남아있다. 예상보다 강하지 못한 중국 경기회복 강도, 미국, 유럽의 높은 물가로 인한 통화정책 기대감 약화 가능성 등은 단기 변동성을 확대시킬 변수들이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타결 후 국채 발행량 증가에 따른 금융시장 풍선효과도 우려된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오는 13~14일에 있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금리 동결 여부로 옮겨갔다

◆한 달 간 3% 오른 코스피 … =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증시는 매우 견조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5월 초 미 FOMC 이후 선진국 증시는 1.2% 올랐고 코스피는 한 달 간 3% 급등했다. 지난 1월(8.4%) 이후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이다. 지난달 말일 코스피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2596.31포인트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장중)를 찍기도 했다. 2600선 직전까지 갔다. 약 1년 만의 최고점이었다. 코스피 대형주 200개를 모아 놓은 '코스피 200′ 지수의 5월 상승률은 3.8%로 더 높았다. 코스닥 또한 한 달간 1.7% 상승했다.

5월에 본격적인 상승 랠리를 펼친 국내 증시가 얼마나 더 오를지, 랠리를 지속할지가 투자자들의 관심인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계속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삼성전자 등 대형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하반기에 상승 추세를 이어가겠지만 전반적인 기업 이익과 경기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작년엔 증시가 침체를 선반영 했다면 지금은 경기 반등을 선반영 하고 있다"며 "하반기까지 경기활황이 이어진다는 확신이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짚었다. 강 연구원은 "연말이 가까울수록 미국 경기는 긴축 영향이 누적되며 지금보다 약해질 가능성이 크고 중국은 반대로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그 강도는 강하지 못할 것"이라며 "국내 수출 기업들도 최악의 실적에서 벗어나겠지만 대대적으로 펀더멘털이 좋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리 변동성 확대 = 미 연방정부 부채한도 합의안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부채한도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부채한도 협상 관련 정치적 불확실성은 일단락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부채한도 상향으로 향후 재무부가 국채를 대규모로 발행할 것이며 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주식과 다른 자산을 위한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가 또한 이를 선반영해 미리 오른 측면이 강하다. 단기적으로는 수급이 얇아진 상황에서 미국 국채 발행량 증가에 따른 금융시장 풍선효과가 조정의 빌미가 될 여지도 있다.

연준위원들의 통화정책을 둘러싸고 금리 변동성도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미국 국가부채한도 협상에 가려져 있었지만 연준위원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미국 국채금리 10 년물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연준위원들의 발언에 상승한 이후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다는 일부 위원들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상승폭을 되돌림 하는 등 등락을 거듭했다.

이제 금융시장은 6월 FOMC 금리 동결 여부에 주목할 전망이다. 글로벌 증시는 13일(현지시간) 발표되는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3~14일 열리는 6월 FOMC, 15일 발표되는 미국과 중국 실물지표 발표 등에 따라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다음 주에는 FOMC를 한 주 앞두고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며 "관련 요인이 금융시장의 투자심리 개선을 제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주 미국의 고용 관련 지표들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발표됨에 따라 노동시장을 중심으로 한 연준의 인플레이션 우려는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 김 연구원은 "연준은 노동시장에서 오는 인플레이션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며 "이를 고려해보면 이번 주 예상치를 상회한 4월 구인건수와 ADP 민간고용 결과는 6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추가 인상의 여지를 남겨두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수출입 마이너스 전망 = 중국의 경기회복 부진은 한국의 수출회복에 대한 기대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에는 중국의 수출입과 물가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국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치는 낮아질 수 있다. 한국 수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는 중국이며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주요 수입 국가 역시 동일하기 때문이다. 한국 수출 증가율은 작년 5월을 정점으로 둔화되었던 만큼 우호적인 기저효과에 증가율의 개선은 조금씩 나타날 수 있다.

현재 시장 전망치에 따르면 다음 주 발표될 중국의 수출과 수입이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생산자물가 상승률 역시 마이너스 폭이 추가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비스 중심의 소비 수요에 비해 제조 생산 활동의 회복은 상대적으로 더딤을 알 수 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3월 수출이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4월도 비교적 양호한 배경은 중국이 아세안과 러시아로 전기차 및 철강제품 수출을 늘린 탓인데 대체로 재고 처리 수준으로 파악되고. 중국의 대미 수출은 감소하는 등 경제 재개방 이후 중국 경제를 추가로 끌어올릴 만한 재료가 없는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는 부동산 경기가 부진하며 외부적으로는 일시적인 수출 급증 이후 연결고리를 이을 만한 수출 회복 산업이 거의 부재하다"고 평가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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